사랑이 넘쳐야할 크리스마스 이브에 총기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미국 사회가 '크리스마스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대도 전미총기협회(NRA)는 의회에서 발의되는 어떠한 총기규제법안과도 싸우겠다고 공언,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찰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오전 5시30분께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500㎞ 떨어진 온타리오 호수 인근 뉴욕주 웹스터의 주택가에서 마이클 치아페리니(43)와 토머스 카츠오카 등 소방관 2명이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숨지고 다른 소방관 2명 등 3명이 다쳤다.
경찰은 범인이 윌리엄 스펭글러(62)라고 밝혔으며 그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자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펭글러는 소방관을 유인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으며 집 밖 둔덕에 숨어 있다가 소방관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으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 서부 워싱턴주의 한 대형 술집에서도 이날 새벽 총격이 발생해 3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사건은 오전 1시10분께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약 16㎞ 떨어진 벨뷰 시내의 대규모 쇼핑센터 내 술집에서 일어났다. 당시 술집에는 600여명이 모여 있었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나 범인은 체포되지 않았다고 시애틀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는 여자 경찰 제니퍼 세베나(30)가 몸에 여러 발의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세베나는 이날 오전 3~5시쯤 순찰을 하고 있었다.
한편 NRA의 데이비드 키니 NRA 회장은 CBS에 출연해 "2010년 미 연방수사국(FBI) 발표에 따르면 총기 피살자보다 폭행으로 숨지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야구방망이와 칼을 이용해 사람을 죽인다고 해서 야구방망이와 칼의 소유를 금지시켜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신이상자나 폭력 비디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잠재적 살인자가 아니듯 총기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잠재적 살인자가 아니다"라며 "총을 가진 나쁜 사람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총을 가진 좋은 사람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