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살리겠지" 기대했는데…
이명박 대통령
퇴임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나섰지만 임기 5년 간 이뤄놓은 성적표는 초라하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평균 경제성장률은 3.0%(2012년 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치 2.4% 반영)에 그쳤다. 이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저소득층은 먹고 살기 급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의 엥겔계수가 지난해 20.7%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위기관리와 대외무역은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와 올해 연속 무역 1조 달러 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세계 무역 8강 진입도 유력시되고 있다.
정치분야에서는 씁쓸한 성적만 남겼다. 측근 중에서는 형 이상득 전 의원을 비롯, 멘토였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불명예를 안았다.
내곡동 사저 부지와 관련해서는 사상 초유로 현직 대통령 아들(시형)이 검찰 조사를 받는 기록을 남겼다.
'친구' 당선 정확히 10년 후 쓴 맛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 비서관이 대통령이 되는 꿈을 품었으나 좌절됐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올해 정치인으로서 비상한 상승 곡선을 거듭했다. 4·11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해 55%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내용적으로는 실패였다. 문 전 후보의 성적은 PK 지역 5석 이상이라는 기대를 저버렸다.
그래도 문 전 후보 개인은 승승장구했다.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13연승을 하며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이어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양보 등에 힘입어 야권단일 후보로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세론'을 꺾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선거 도중 물러난 이해찬 대표의 권한을 받아 대표 대행을 맡았지만 패장으로서 연내 이 자리도 내줘야 한다. 당 내에서는 문 전 후보의 의원직 사퇴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대권을 꿈꾸던 문 전 후보는 차기 대권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구태 상징·쇄신 대상 전락한 친노
이해찬 전 민주통합당 대표
'친노 폐족'의 부활이 실패했다.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앞줄에 섰던 친노(친노무현)는 번번이 좌절했다. 4·11 총선 당시 대표를 맡았던 한명숙 전 총리는 총선에서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하며 자리를 내놨다. 이해찬 전 대표는 총선에서 세종시에 출마해 당당히 국회로 입성했다. 세종시는 참여정부 시절 행정중심 복합도시로 지정됐으나 이후 갈등이 거듭된 곳으로 이 전 대표의 승리는 친노에 대한 충청인의 면죄부로 받아들여졌다. 한 전 총리에 이어 대표직에 오르며 승승장구하는 듯 했으나 반짝 승리에 그쳤다. 이 전 대표는 대선 도중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비롯한 각계의 요구에 밀려 마지못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구태정치' '쇄신 대상'이라는 불명예도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노의 최대 상품이던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며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대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이며 계파 해체 등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진보정치 위기 부른 '마른풀 신공'
이석기·김재연 '국회의원'
진보진영 내 한 계파에 불과한 '경기동부'가 유명세를 탔다. 문제는 첫 등장부터 부정적 이미지가 커도 너무 컸다는 것이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4·11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당원 투표를 통한 선진적 비례대표 투표 방식에 부정 의혹이 제기됐다. 전자투표에서는 소스 코드 조작 의혹이 제기됐고 현장 투표에서도 투표 용지의 "마른 풀이 살아나" 겹겹이 포개져 나왔다는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당 지도부는 이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비례대표 당선자는 모두 사퇴하자는 중재안을 냈으나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비롯한 '경기동부' 의원들이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이석기 의원은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발언으로 국가관을 의심 받았고 통합진보당은 '종북당'으로 각인됐다. 비례대표 사퇴를 주장했던 구 국민참여당 계와 진보신당 탈당파 등은 결국 통합진보당과 갈라져 진보정의당을 창당했고 진보진영은 뿔뿔이 갈라지며 대선 국면을 맞았다.
전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