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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손끝의 쾌감·종이의 마력···스마트폰 시대에 더 빛나는 무료신문



직장인 한상국(42)씨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메트로신문을 챙긴다. 어제 하루 동안 국내외에서 벌어진 뉴스를 20분 내외에 훑어볼 수 있는데다 신문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손끝으로 전해오는 쾌감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출근시간 동안 미처 보지 못한 뉴스는 회사에서 틈틈이 포털을 통해 챙겨본다. 특히 업무와 관련된 뉴스는 '마이뉴스' 등의 설정을 통해 한꺼번에 살펴본다. 퇴근 후에는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며 태블릿PC로 좋아하는 스포츠 뉴스를 읽는다. 미리 스크랩했던 기획·특집기사는 잠들기 전 한가한 시간에 자세히 읽는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온·오프라인 신문을 번갈아 가며 현명하게 뉴스를 소비하는 셈이다.

최근 '종이신문의 위기'란 말이 확산되고 있다.

79년 역사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해 12월 31일자를 끝으로 종이판 발행을 접고 온라인 전용 매체 전환을 선언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의 독일어판도 같은해 12월 7일을 마지막으로 폐간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종이신문의 몰락'을 언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지털만이 탈출구라며 종이매체를 버리고 디지털만 운영하는 '디지털 온리' 전략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온리' 전략은 신문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례로 언론재벌인 루퍼스 머독이 창간한 세계 최초의 태블릿PC용 유료 신문인 더 데일리는 2년여 동안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지난해 12월 문을 닫았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료 독자가 오히려 늘어 미국 최대의 신문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30일 미국 신문발행부수공사(ABC)에 따르면 WSJ는 온·오프라인 구독자가 총 229만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4% 늘어났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오프라인 발행부수 못지않게 온라인과 모바일 기기를 통한 유료 독자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앞에서 언급한 한 씨의 사례처럼 시간대별로 오프라인 신문과 온라인 신문을 번갈아 소비하는 독자층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종이신문 대 온라인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현재의 위기를 헤쳐나기가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가르시아 미디어의 CEO인 마리오 가르시아는 "종이는 접속을 끊는 힘이 있다"며 "과도하게 온라인에 접속되는 이 시대에 사람들은 때때로 종이신문을 열망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신문협회의 '2012 세계 신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신문 발행부수는 2009년까지 증가 추세를 보인 뒤 2010년에 전년대비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신문 구독자들이 급증해 2011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2011년 발행부수는 2007년에 비해 4.2% 늘어났고 유료부수 또한 전년대비 1.1%늘어 5억1200만부에 달했다.

래리 킬먼 세계신문협회 부대표는 "전 세계의 종이신문 독자는 성인인구의 절반을 넘는 25억명 이상이고 이는 인터넷 사용자인 22억명을 넘는 수치"라며 "보존성이 좋고 문서 위조가 어렵고 사람을 끄는 특유의 질감과 냄새를 지닌 종이신문의 장점을 아직까지 온라인 신문이 흉내내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비법은 있을까. 전문가들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점점 현명해지고 있는 독자들이 콘텐츠를 어떻게 소비하는지부터 분석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싱가포르 미디어기업 'SPH'의 제프 탄 전략마케팅 담당 선임 부사장은 "미디어 기업들은 신문의 위기를 내부에서 찾는 인사이드-아웃(inside-out) 개념을 선호하지만 앞으로는 외부요인인 독자들의 변화를 중시하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으로 변해야 한다"며 "소비자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친숙함을 동시에 누리려는 독자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신문 산업도 멀티미디어 시대에 맞춰 재편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기존 종이신문 외에도 태블릿, 웹사이트 등 멀티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변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호주 '페어팩스 미디어'의 경우 기사마감을 없애고 모든 기사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의 기사는 온라인에 우선 노출시키고 쇼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했다. 덕분에 페어팩스 미디어의 독자는 2007년 554만명에서 2012년 717만3000명으로 5년새 30%나 증가했다.

스웨덴의 '스밴스카 다그블라데트'의 사례도 눈길을 끈다. 이 신문은 속보경쟁을 펼치는 '빠른 뉴스'와 기획 콘텐츠를 생산하는 '느린뉴스'로 팀을 나눠 안정적인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모든 뉴스 지면의 최소 40% 이상은 느린 뉴스팀의 사전 출고 기사로 채워 제작비용과 편집국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줄였다.

무료신문과 온라인의 적절한 조합이 위기 돌파의 해법을 제시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문화 주간지 타임아웃은 지난해 9월 무료 전환을 선언했다. 1968년 창간된 문화·여행 정보 매체인 타임아웃은 매주 30만부 분량의 무료판을 발행하는 대신 고정 방문자가 500만명에 이르는 웹사이트와 모바일 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타임아웃의 팀 아서 편집장은 "인터넷 시대에 인쇄매체로 살아남으려고 무료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다"며 "런던 시민이 무료 매체를 선호하는 데다 온·오프라인과 연계한 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반응도 좋아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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