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대학생기자 '새해 희망뉴스' 카톡 대담
서설(瑞雪) 속에 계사년 새해 첫날이 밝았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할 일 많고 꿈도 많은 20대 청춘들에게 새해의 의미는 남다르다. 겨울방학 기간이지만 학기 때보다 더 바쁜 메트로신문 대학생 기자 7명이 만났다. 고향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는 미국에서, 봉사활동 중인 라오스에서 새해 첫날 카카오톡으로 만나 새해 희망에 대해 한바탕 수다를 펼쳤다.
회원님이 대학생 기자 서동호, 신정아, 이승용, 이영화, 윤자주, 장희재, 최지윤 님을 초대했습니다.
메트로: 안녕하세요^^ 다들 떡국은 든든하게 드셨겠죠. 방학기간인데 잘 지내고 있나요?
서동호: 저는 고향인 제주도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답니다ㅎㅎ
최지윤: 저도 부산 고향집에 내려와 있어요.
장희재: 좋겠네요ㅎ 저는 계절학기 수업을 두 개나 듣고 있어요ㅠㅠ
이영화: 저는 미국에서 교환학생 중이에요.
윤자주: 라오스에서 해외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와이파이가 잘 안 터지네요^^;
이승용: 저는 다음 학기가 졸업이라 취업과 졸업 준비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ㅋ
신정아: 저는 공기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메트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방학생활을 압축해서 보는 것 같네요. 그럼 이제 새해 새 정부에 거는 희망사항을 이야기해 볼까요. 다들 투표하셨죠? 이번 대선을 어떻게 보셨나요.
최지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만큼 여성 리더를 많이 양성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여기저기 면접을 보고 인턴을 하다 보니 기업에 여성 임원이 매우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꾸준히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마련해 줬으면 합니다.
장희재: 공대에 다니는 여학생으로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나라 최초의 공대 출신 대통령이자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 기회에 여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길 바랍니다. '남자가 스펙'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여학생의 취업문은 좁거든요.
서동호: 여성대통령 탄생이 일반 여성의 생활여건 향상과 직결될지는 지켜봐야겠죠. 이번 대선처럼 세대 갈등이 두드러진 선거는 드물었다고 생각해요. 당선인께서 이를 수습하려는 노력을 보이셨으면 합니다.
짝짝짝! 여성 대통령 시대
'남자가 스펙' 이제는 옛말
반값등록금 공약만은 꼭!
메트로: 대학생으로서 반값등록금에 대한 관심도 크겠습니다.
서동호: 그럼요! 반값등록금 공약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곧 등록금 납부일인데 많은 학생들이 현행 대학등록금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이승용: 저는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의 질인 것 같아요. 등록금은 계속 오르지만 교수의 질, 강의실의 질, 강의의 질이 오르는지는 회의적이거든요. 등록금 대비 교육의 질이 현저히 낮은 게 사실이에요. 반값등록금을 현실화하는 것은 물론 정부 지원의 형태가 정교수 임용비율 확대 등으로 이뤄져야 할 것 같아요. 반값등록금의 핵심은 가격은 낮추고 질은 높이는 것이니까요.
장희재: 저는 당선인께서 대학 서열화 문제도 시정해 주셨으면 해요. 프랑스처럼 파리1대학, 2대학식으로 대학 구조를 개편하면 어떨까요. 종합대학 비대화도 심하니까요.
이승용: 일단 부실대학 등을 없애 대학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다양한 장래가 보장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면 대학 서열화에 대한 논쟁도 줄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메트로: 이번엔 아르바이트 현장의 문제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서동호: 대선 토론 때 보니까 박 당선인께서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잘 알고 계시더군요.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저임금의 실질적 준수 여부를 감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저임금 안줘도 알바하고 싶어하는 애들은 널렸다"며 배짱 부리는 고용주들 정말 많거든요. 임금 체불도 빈번하고요.
윤자주: 맞아요. 최저 임금이 올해부터 4680원이잖아요. 저는 솔직히 생활 물가나 노동 강도 등을 따져 보았을 때 최저 6000~7000원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지윤: 노동부에서 청년인턴을 시행하고 있는데 문제가 여전히 많은 거 같아요. 무급 인턴이 당연하다는 인식도 팽배하구요.
장희재: 이참에 학자금 대출 이자를 낮춰주면 좋겠어요. 다 등록금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며 알바하는 거니까요.
알바 최저임금 준수 여부
정부가 나서 철저히 단속
졸업전 기업 실습 의무화
이영화: 미국 시골에서 지내보니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 많이 느끼고 배워요. 우리나라 20대들은 대학 졸업 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좋게 보는 곳에 취업하려 하잖아요. 당선인께서 젊은이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셨으면 해요.
최지윤: 대학생들이 졸업 전 기업과 연계해 의무적으로 실습하게 하면 어떨까 생각해요. 학교 공부와 기업 실무의 차이가 많이 나잖아요.
신정아: 좋은 의견이에요. 저는 공기업에서 알바하고 있는데 지금 하는 일이 장래희망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진로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
이승용: 대학 졸업 후 취업난도 문제이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들을 보니 퇴직 후에 할 일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자영업 이외에는 사실 할 일이 없는 게 사실이고요. 새로운 시작이 보장되는 그런 나라 없나요 ㅋㅋㅋ
신정아: 일자리 창출이 화두이긴 하지만 어설픈 일자리 대신 많은 학생들의 적성을 살리는 쪽으로 일자리 정책을 펴 주셨으면 합니다.
이영화: 미국은 고학년이 된 후에도 전공을 바꿀 수 있어서 좋아요. 미국 대학생들도 취업과 학업 압박을 받지만 여유가 있고 행복해 보여요. 우리 대학 문화도 이렇게 바뀌면 좋겠습니다.
메트로: 대학생들의 생활면에서 건의하고 싶은 사항은 없나요?
장희재: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때 처음 열린 솔로대첩 다들 아시죠.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떠들썩했잖아요. 대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는 솔로대첩이 주기적으로 열리면 재밌을 것 같아요. 취업과 등록금 고민 때문에 연애하기도 팍팍한 현실 속에서 깨알같은 낭만을 느끼지 않을까요.
이영화: 거 재밌겠네요. 저는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하다 보니 계속 미국과 비교하게 되는데요, 미국은 담뱃값이 갑당 13달러 정도예요. 환산하면 1만원이 넘어요. 대학생들이 담뱃값이 비싸서 저절로 금연하게 되는 분위기죠.
장희재: 맞아요. 아예 대학 근처에서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건 어떨까요. 너무 심한가요 ㅎㅎ
서동호: 저소득·고강도 근로자일수록 흡연율이 높다잖아요. 담배 한 모금으로 큰 위안을 받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담뱃값 인상은 좀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장희재: 개강하면 교재 구입할 일이 많아지잖아요. 원서, 번역서 등 대학 교재의 가격 거품을 빼주면 좋겠어요. 개정판이란 이름으로 표지만 바꾸고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예요. 두꺼운 커버와 고급 종이만 안 써도 책값 거품을 걷어낼 수 있을 거예요.
이영화: 미국과 우리나라 대학 공통점 중 하나가 술 문제인데요. 이 때문에 미국은 법으로 대부분 대학교를 '드라이 캠퍼스(dry campus)'로 지정해 금주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어요. 우리도 참고했으면 좋겠네요.
하드 커버만 사용 안해도
대학교재 가격 거품 빠져
담뱃값 올려 금연 글쎄요
메트로: 우리 젊은이들이 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되어가는지 체감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였어요. 마지막으로 대학생 기자들의 새해 소망을 듣고 싶어요^^
서동호: 전 식상하긴 하지만 금연과 절주로 잡았습니다.
신정아: ㅎㅎ 키가 조금 더 컸으면 좋겠지만 그건 다음 생에서나 가능하겠죠ㅋㅋ. 자격증 따고 살 빼는 게 목표예요.
이영화: 저도 미국에서 찐 살 빼고 꿈에 도전해 성공하는 것이 소망입니다.
장희재: 학점이 좀 오르고 원하는 곳에 철썩 취업했으면 좋겠어요
이승용: 깔끔한 졸업, 의외의 취직이 목표입니다.
메트로: 박 당선인의 슬로건처럼 올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네요. 모두들 소원 성취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