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부담이었던 미국의 '재정 절벽(Fiscal Cliff)' 문제가 협상 마감시한(12월 31일 자정)을 두 시간여 앞두고 타결됐다. 이에따라 한국 등 전세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AP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대표한 조 바이든 부통령과 공화당 상원 협상 당사자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부부 합산 연소득 45만달러 이상, 개인 소득 4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현행 35%에서 39.6%로 올리는 이른바 '부자 증세안'에 전격 합의했다. 20년 만에 미국 의회가 증세를 수용한 것이다. 대신 장기 실업수당 지급을 1년간 연장하고, 정부 재정지출 자동 삭감을 2개월 간 지연시키기로 했다.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은 이날 밤 늦게 이같은 합의안을 통과시켰고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는 새해 1월 1일 표결 준비 작업에 들어가 2일이나 3일께 최종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휴가지 하와이에서 급거 상경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른바 중산층의 '보통 시민들'을 초청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정절벽 협상 타결이 완전히 성사된 것은 아니지만 거의 눈앞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경기부양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한 감세혜택과 정부지출이 동시에 줄어들면서 절벽을 연상시킬 정도로 미국 경기가 급하강하는 '재정절벽' 상황은 당분간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협상 타결로 금융시장을 억눌러왔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성장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와 당분간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이 소득 계층을 막론하고 증세 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를 근거로 하원에서 합의안이 좌초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