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같았다. 금융 빙하기에 대비해 내실을 다지자고 했다. 이른바 금융지주 빅4 회장들의 일관된 주문이었다. 다만 방법론에서 새 수익원 찾기나 신속대응, 재무건전성 확보, 경쟁우위 확보 등을 언급한 차이가 있었다.
2일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저금리 기조,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강화, 각국의 재정위기로 더 많은 난관과 시련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매금융, 퇴직연금, 체크카드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스마트뱅킹과 부동산 서비스 등 신성장사업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도 "국내 경기는 3%대 저성장이 예상되고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며 "금융규제 강화와 저금리 기조로 금융권의 수익성은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로 악화한 금융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그룹 이팔성 회장은 올해 금융산업이 '빙하기'를 맞았다고 적시했다. "저성장·저수익 구조라는 가히 금융산업의 빙하기라고 할만한 위기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한 것. 그러면서 "우리금융이 이 같은 위기상황에 생존을 도모하려면 각 사업부문별 핵심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효율화를 달성해 지속성장의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 한동우 회장은 올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탐험가 아문센을 예로 들면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요인은 기업이 처한 환경이나 운이 아니라 이에 대처하는 기업의 행동"이라며 "사업모델이나 조직 구조, 운영 체계 등 근원적인 변화를 통해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