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재희(33)가 제대 후 첫 지상파 복귀작 MBC '메이퀸'에서 최고 시청률 26.4%(AGB 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한데 이어 깜짝 '품절남 선언'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 겨울 비로소 완전한 부활을 알린 그는 "그동안 매체 노출이 적어서 사람들에게 무시 당한 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호탕하게 웃은 뒤 새해 소망으로 "하고 싶은 작품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 막장 논란은 신경 안 써
후반에 주인공 해주(한지혜)의 아버지가 세 명이 되는 등 '막장 논란'이 거세게 불었다. 출연 배우로서 속상한 점은 없었는지 묻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새로운 시도와 스토리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 일부 시청자들의 개인적인 평가라고 믿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버지 세대부터 내려온 복잡한 운명과 싸워야 했던 캐릭터 창희에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만약 '메이퀸'이 잘 안됐어도 창희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야망과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치밀함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연기 자체가 습관이 돼버렸던 제게 다시금 공부의 즐거움과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준 캐릭터거든요."
# 내 젊은 날은 아무 생각 없었던 시절
배우 재희가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는 꼭 세 번의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과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드라마 '쾌걸춘향', 습관적이고 반사적인 연기를 버리게 해 준 '메이퀸'이다. 특히 이번 작품을 끝내고 영화·드라마 제의가 부쩍 늘어난 덕에 머지않아 차기작을 시작할 예정이다.
"'빈집'은 '난 참 연기를 더럽게 못 한다'는 걸 알게 해 준 작품이자,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만약 그 때 '빈집'을 찍지 않았더라면 '쾌걸춘향'도 못 만났을 거고요. 김기덕 감독님은 제게 큰 은인이시죠."
군대를 다녀오고 30대 중반을 바라보게 되면서 변화한 것들도 생겼다. 자신의 젊은 시절을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회상한 그는 "이제는 나의 연기를 더 냉정하게 볼 수 있게 됐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만큼 책임을 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전에는 욕심이 심해서 안정적인 작품 보다는 힘든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영화 같은 건 무산되는 경우도 많았고요. 이제는 좀 더 신중하게 안정적인 작품을 선택해서 공백기 없이 열심히 활동해보려 합니다."
# 유부남이라서 더 좋아요
최근에서야 아내와 돌이 지난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그동안 결혼을 숨겨왔던 이유를 묻자 "오히려 저한테 너무 관심들이 없으셨던 것 아니냐"며 장난스럽게 눈을 흘겼다.
"저희 부부는 할 거 다 하면서 떳떳하게 지냈는데, 공중파 작품에 나오고 나서야 알려지다니. 이거 무시당한 거 아닌가요? 하하하. 어차피 드라마가 끝나면 정식으로 발표하려 마음먹었기 때문에 당황스러울 것도 없었어요."
이제 막 돌이지난 아들이 자신을 쏙 빼닮았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에서 가족에 대한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느껴졌다. 따끈한 품절남인만큼 손은서·한지혜와의 로맨스 연기가 부담스러웠을 법도 한데, 아내에게 오히려 "더 잘하라며 혼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가정이 생기고 나니 심적으로 굉장히 편안해요. 배우라는 직업을 하면서 공허함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아내와 아이가 저를 잡아준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주변에 아직 장가 안간 동료들이 정말 부러워하죠. (김)재원이 형도 얼른 가야 할 텐데 말이죠. 그 양반 참 잘난 남잔데 왜 아직까지 소식이 없을까요?"
/권보람기자 kwo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