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제대로 된 뮤지컬 교육을 받지 못한 다문화 가정의 소년 영광(지대한)이 뮤지컬 오디션에서 우승한다는 내용의 '마이 리틀 히어로'는 새로운 계획과 희망을 품는 1월과 잘 어울리는 영화다.
언뜻 탄광촌 소년이 역경을 딛고 발레리노로 성장한다는 영국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떠올리게 한다. 단계마다 탈락자를 선정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각고의 노력 끝에 실력이 급성장하는 영광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된다.
실제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영광 역의 지대한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돼 1년간의 맹훈련 끝에 영화 속의 노래와 안무를 소화해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편견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발톱이 닳도록 노력하는 모습은 순수한 감동을 전한다. '빌리…'와 더불어 '완득이'가 떠오르는 이유다.
한편 이 영화는 속물 근성을 지닌 음악감독이 한 소년을 만나 자신의 내면에 있던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는 자기성찰적인 면도 동시에 담고 있다. 병역을 마치고 스크린에 돌아온 김래원은 지대한의 눈높이에 자신을 맞춰가며 음악감독 유일한 역을 연기했는데, 극 초반 둘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다가 후반부에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모습으로 바뀌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더불어 말 못할 비밀을 감춘 유일한이 지닌 개인적인 갈등도 잘 표현했다. 뉴욕 거리를 담은 엔딩에서의 표정은 꽤 인상적이다.
다만 후반부에 오디션 장면이 길어지면서 지루해지는 것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관객들의 마음을 분산시킨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심혈을 기울여 연출한 다양한 오디션 장면에 대한 애정과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모두 담으려는 연출자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관객을 위해서는 집중과 선택을 해야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9일 개봉.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