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신협·수협은행의 유동성 리스크가 금융위기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현길·김자혜 한은 금융규제팀 과장은 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유동성 불일치 지표(LMI)를 활용한 국내은행의 유동성 리스크 평가' 보고서를 내놨다.

LMI란 은행의 부채유동성 지수와 자산유동성 지수의 차이를 뜻한다. LMI가 커질수록 은행이 빌린 부채는 빨리 갚아야 하는데 막상 은행이 다른 곳에 빌려준 자산은 빨리 회수를 하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커진다.

신 과장은 국내은행의 LMI가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금융위기 당시 최고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NH농협은행 등은 LMI가 금융위기 당시의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신 과장은 "특수은행들이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잔존만기 1년 이내의 은행채와 기업예금을 크게 늘린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업과 가계 대출 연체율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NH농협은행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신충식 은행장이 지난 5일 청계산에서 "전 임직원이 합심해 사업 추진에 매진해 달라가"고 재차 당부 했을 정도다.

다만 보고서는 특수은행의 경우 정부가 결손을 보전해주고 정부 보증채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농협은행 등에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