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착한 예능의 대표주자로 시청률 반격에 나섰다.
'나는 가수다 2'의 부진을 딛고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전문 예능인도, 스타 출연자도 없이 단 2회 만에 시청률 7.2%(AGB 닐슨미디어리서치)를 달성했다.
온·오프라인을 오르내리는 입소문과 기대 이상의 성적은 '일밤'의 장기인 '착한 예능'이 진가를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도한 웃음 경쟁에 지쳐있던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등을 기대고 가족과 둘러앉아 볼 수 있는 '가족 예능'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아빠 어디가'가 출발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은 아니다. 이미 스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출연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과 낯선 곳에서 하루 동안의 여행기를 담은 KBS2 '1박 2일'때문에 방영 전부터 포맷의 식상함이 지적되곤 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귀여움이나, 아빠들의 예능감을 경쟁적으로 담는 대신 부자 또는 부녀의 관계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모든 것이 갖춰진 도시에서만 살다, 아궁이 불을 때야 하는 시골집에서 자게 된 민국은 아빠 김성주 앞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이종혁은 육아를 담당하던 아내 없이 하루 동안 호기심 대장 아들 준수를 돌보는데 난처함을 느낀다.
결국 부족하고 어색했던 아빠와 아이는 서로에게 기대 난관을 타파하게 된다. 억지 웃음이나 과도한 설정이 아닌 '리얼'이 만들어내는 감동이다.
각기 다른 부정(父情)은 더 많은 부모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아이가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딸 바보' 아빠 송종국과 무뚝뚝함 속에 자상함을 숨긴 아빠 성동일, 어른스럽고 씩씩한 아들 후와 친구처럼 지내는 아빠 윤민수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아이와 교감하는 법을 돌이켜보게 된다.
춘천 품걸리에서 비료포대 눈썰매를 타며 여행을 마무리한 다섯 아빠와 아이들은 다음 주 두 번째 여정을 떠난다.
/권보람기자 kwo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