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모두 천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요."
한 구직자의 하소연처럼 스펙경쟁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자격증 4~5개는 기본이고 공모전, 봉사활동, 해외 경험 등 시쳇말로 '눈 돌아갈 정도'의 스펙을 쌓으려는 구직자들도 많다. 하지만 정작 인사담당자들은 이런 스펙경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업무에 직접 연관되지 없는 스펙은 모두 '과잉스펙'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최근 인사담당자 2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83.1%가 인재 선발 시 비중이 낮거나 필요 없는 '과잉스펙'이 있다고 답했다.
'한자능력'이 53.7%로 과잉스펙(복수응답)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석·박사학위' 35.8%, '봉사활동 경험' 30.9%, '동아리활동' 27.6%, '제2 외국어' 24.8%, '학벌' 22.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어학연수·해외경험' 21.1%, 'PC관련 자격증' 19.5%, '공모전·대외활동' 17.9%, '공인영어성적' 15.9%, '인턴·아르바이트 경험' 14.6%, '학점' 14.6% 등을 꼽은 인사담당자도 많았다.
'과잉스펙'에 대한 인사담당자들의 반응도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46.6%는 '직무와 특별히 관계없는 스펙은 필요 없다', 16.2%는 '단순히 이력서 채우기에 급급한 지원자로 보인다'고 대답했다.
과잉스펙들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37.5%가 '스펙으로만 인정받는 사회풍토'를 꼽았다. '구직자들의 무분별한 스펙 집착' 36.1%,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제도 결핍' 15.9%, '기업들의 안일한 평가기준' 10.5% 등이 뒤를 이었다.
커리어 황은희 컨설턴트는 "단순히 자격증 개수를 늘리기로는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며 "원하는 기업의 대상을 대폭 축소한 후 맞춤식으로 스펙을 쌓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