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문화종합

김지훈 감독 "영화 연출은 '아름다운 밥벌이'"



최근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타워'의 김지훈(42) 감독에게는 독특한 이력이 따라다닌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전남 목포와 광주가 무대인 영화('목포는 항구다' '화려한 휴가')를 두 편이나 연출했다. 또 1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형 괴수·재난 블록버스터에 두 번 연속 도전하면서 지옥과 천국을 오가고 있다. 지난주 서울 강남의 한 커피 전문점에서 만난 김 감독은 "다양한 장르와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남들은 '타워'가 성공해 좋겠다고 하지만, 전작 '7광구'의 실패를 떠올리면 아직은 웃을 때가 아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 이젠 웃고 다니시죠. '타워'가 잘되고 있는데.

지금 웃으면 사람들이 "'7광구'를 잊은 모양이네"라며 욕할 것같아요.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조금 안심할 듯 싶어요.('타워'는 14일 손익분기점인 전국관객 450만명을 돌파했다.)

- 프로덕션 측면에서 이 영화의 장점은 제작비의 효과적인 운용이라고 봅니다. 돈을 쓸 데와 쓰지 말아야 할 데를 잘 구분했다고나 할까요.

정말 기분좋은 칭찬입니다. 당초 예상했던 순 제작비는 200억원이었어요.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몸집을 줄여 마케팅비를 포함해 총 제작비 140억원으로 낮췄어요. 1년 넘게 연출팀과 컴퓨터 그래픽(CG)팀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고민한 결과죠.

- CG로 처리하기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 궁금합니다.

CG로 손질한 커트수가 역대 국내영화론 최다인 무려 1700여개입니다. 나중에는 어떤 장면이 실사이고 CG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여의도 한복판에 우뚝 서 있는 쌍둥이 건물을 보여주는 대낮 장면이 의외로 가장 어려웠어요. 아무리 움직임이 많아도 밤 장면은 보이지 않는 여백이 많으므로 CG로 처리하기 쉬운 반면, 낮 장면은 그렇지 않아서죠. CG 팀에게 처음 시나리오와 달리 "건물을 두 채로 가자"고 요구했더니, 거의 무릎을 꿇고 사정하더군요. "우리 죽일 일 있느냐"면서요.



- 부유층들이 주로 사는 최신식 주상복합건물에 대한 감독 개인의 비판적인 시선도 은근히 깔려 있는 것같아요.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시작은 중3 때 대구에서 올라와 63빌딩을 처음 보고 느꼈던 놀라움에서였어요. 재난의 소재로 불을 사용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공간을 찾다보니 주상복합건물이었죠. 물론 갈수록 마천루화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살기 위한 집'이 아닌 '사기 위한 집' '과시하기 위한 집'으로 바뀌어버린 주거 문화를 꼬집기 위한 의도도 약간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공짜로 주상복합건물 한 채를 준다면 못 이기는 척하고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하하하.

- 손예진 씨는 가장 의외의 캐스팅였습니다. 예상 밖으로 '함께 하는' 연기를 잘 소화해내더군요.

예진 씨 소속사가 들으면 정말 좋아하겠는걸요. '타워링'을 벤치마킹한 캐릭터들 가운데 특히나 예진 씨가 연기한 식당 매니저 서윤희 역은 출연 분량이 많지 않은데다 전형적으로 보이는 탓에 톱 여배우들이라면 다소 꺼려할 만했죠. 함께 일해보니 정말 연기 폭이 넓더라고요. 워낙 몸이 유연해 기대 이상으로 몸 쓰는 연기도 잘하고요. 15년전 조감독일 때 오디션에 참가한 예진 씨를 처음 보고 최고의 배우가 될 것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 예상이 맞아떨어져 너무 뿌듯했습니다.

-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대학(한양대 연극영화과) 시절 친구들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나 레오 카락스같은 예술영화 작가들을 좋아할 때 저는 스필버그를 좋아했어요. 당시 영화학도로서는 욕 먹을 짓이었죠. 하하하.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도 쭉 창작자와 대중이 함께 즐기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7광구'와 '타워'로 겪고 얻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살려 대작으로 계속 가야 할 지, 아니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쪽으로 달라져야 할 지는 아직 고민중입니다. 분명한 건 다시 내공을 다져야 할 시기가 왔다는 점이죠. '아름다운 밥벌이'를 위해서라도 너무 오래 쉬면 안되겠지만, 당분간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즐기려 합니다.·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 디자인/박선영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