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승승장구가' 15일 방송을 끝으로 3년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축구선수 안정환과 그의 아내 이혜원을 마지막 게스트로 한 이날 방송은 시청률 9.3%(AGB 닐슨미디어리서치)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마지막까지 게스트의 이야기에 충실했던 진행자들은 프로그램 말미에서 가서야 조심스럽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패널 탁재훈과 이수근은 각각 "게스트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 다른 인생을 경험할 수 있었다" "마냥 까불고 웃기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알려준 프로그램에 감사하다"며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메인 MC 김승우 역시 "그동안 100여권이 넘는 자서전을 읽은 느낌"이라면서 "수업료를 내고 가야 할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2010년 2월 2일 첫 방송을 시작해 156명의 게스트가 방문한 이 프로그램은 김승우의 첫 MC 도전을 화제를 모았다. 초반에는 '베플 실천'이라는 익숙지 않은 포맷과 스튜디오-VTR을 넘나드는 진행 때문에 어려운 게스트를 모셔놓고 시간을 낭비하는 일도 생겼다.
이후 소녀시대 태연·2PM 우영 등 아이돌 가수와 방송인 최화정·김신영이 초대 패널 자리에서 물러나고 비스트 이기광·배우 김성수·가수 정재용이 새롭게 자리하면서 '승승장구'는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에 급물살을 탔다.
경쟁 프로그램처럼 거친 공격이나 화려한 입담은 없었지만, 게스트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프로그램 특유의 착한 진행은 연예계 톱스타를 비롯해 종교·문화·스포츠계 인사들을 끌어모으는 원동력이 됐다.
'승승장구'의 성공요인 8할은 메인MC 김승우에게 있다. 데뷔 23년차의 강한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로서의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당하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자신을 낮추고 게스트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빠른 리듬으로 프로그램을 이끄는 추진력이나 파격적인 대답을 이끌어내는 이슈 메이커로서의 능력은 부족했지만, 비장함과 긴장감을 뺀 대화는 '시청자와 함께하는 토크쇼'의 진정한 의미를 부각시켰다.
시청자들과 뜨거운 안녕인사를 나눈 이 프로그램의 후속으로는 강호동이 메인 MC로 나선 북 토크쇼 '달빛 프린스'가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