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극 '보고싶다'가 수연(윤은혜)과 정우(박유천)의 결혼을 끝으로 21회에 종영을 알렸다.
수연을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던 장소로 납치한 뒤 정우를 끌어들인 형준(유승호)은 "어떻게 너를 버리고 도망간 한정우를 사랑할 수 있느냐"며 두 사람의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그러나 정우는 14년 전 자신의 죄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수연에게 용서를 구했고, 수연은 성장한 정우를 받아들였다.
형준은 혼자 남겨질 것이 두려워 수연에게 사랑을 구걸하지만, 죽음을 무릅쓰고 서로를 지키려는 정우와 수연의 모습에 무너진다.
형준의 총에 맞은 정우는 회복돼 수연과 일상으로 돌아가고, 경찰의 총에 맞은 형준은 모든 기억과 두 다리를 잃고 무기징역을 구형 받는다.
정우와 수연이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하는 반면, 세 주인공이 평범하게 만났더라면 이라는 상상, 철저하게 망가져 울타리 밖으로 밀려난 형준, 끝까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못한 태준(한진희)을 뒤로한 결말은 해피엔딩의 가장 가슴 아픈 버전으로 마무리됐다.
이 드라마는 14년하고도 1년의 시간이 더 걸릴만큼 깊은 상처를 이야기 했다. 두 주인공에게 100의 행복을 주는 대신, 비극의 시발점을 제공한 태준과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괴물이 되버린 형준을 0로 되돌린 끝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드라마가 끝난 지금, 가장 큰 성과는 형준 역의 유승호가 아역의 굴레를 벗고 완연한 성인 연기자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었던 드라마 초반과 다르게, 태준의 악행과 그에 대한 형준의 복수가 윤곽을 잡아가는 중·후반부에 이르러 폭발적인 연기력이 빛났다.
방영 전 까지만 해도 윤은혜·박유천 등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배우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유승호는 오직 자신의 연기력으로 모든 걱정을 불식시켰다.
사랑하는 여자와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에서 느껴지는 순수함과, 복수를 위해 끝없이 교활해지는 잔인함을 모두 가진 캐릭터의 양면성이 소년에서 남자로 발돋움 중인 배우 유승호에게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 드라마를 끝으로 군 입대를 발표한 그는 종영 후 취재진과의 별다른 접촉 없이 "입대 시기가 결정되면 조용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올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