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서울옥션은 서울 청담동의 한 슈퍼마켓에 '프린트 베이커리'를 설치하고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진열해 눈길을 끌었다. 마켓 손님들은 마치 빵집에서 빵을 고르듯 미술품을 손쉽게 카트에 담아 계산대에서 결재했다. 가격도 9만~18만원으로 대중적이었다.
# 출판계 역시 대중 친화력을 높이기 위해 예능과의 접목을 시도중이다. 강호동의 새 예능프로그램인 KBS2 '달빛 프린스'는 매주 한 권의 책에 대해 MC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북 토크 형식으로 꾸며진다. 시청자가 책을 함께 읽고 MC들에게 퀴즈를 내는 등 대중의 참여도를 높였다. 첫 번째 책은 황석영 작가의 '개밥바라기 별'로 선정됐다.
영화 '레미제라블' 열풍으로 관련 소설이 두 달 만에 10만부가 넘게 팔리는 등 고전문학 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 프로그램이 침체된 출판 시장에 활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 국악은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에 동참했다. 이경규 등 멤버들이 출연하는 창극 '흥보놀보전'이 2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라 국악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려는 시도에 나선다.
최근 미술·국악·오페라·클래식·서적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이 벽을 허물고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특히 공연예술 분야는 작품을 보여줄 기회를 늘리는 것에서 나아가 대중을 참여시키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벽을 허물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12월 서울시합창단과 180명의 시민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 합창 공연을 선보인데 이어, 4월 개막할 오페라 '아이다'에 50명으로 구성된 시민합창단을 세우기로 했다. 합창 활동 경험이 있는 만 19세 이상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대학로 연극이 공연 중 관객을 무대에 올리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오페라가 제작 단계부터 시민을 참여시키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번 시도는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도 각종 문화예술 단체들은 최근 몇년간 해설이 있는 클래식이나 발레, 시민 연극 교실, 관객 참여형 전시나 공연 등을 통해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올해 중점 추진 전략을 시민과의 소통 증대로 삼은 세종문화회관의 박인배 사장은 메트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문화계의 흐름에 대해 "환경의 변화로 봐야 한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정치 등 다양한 분야가 일방적인 전달에서 소통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문화도 마찬가지로,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