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텐센트가 페이스북 따라잡을 때 한국 정부는 뭐했나?

박성훈의 IT도 인문학이다(4) - 온라인 게임 규제와 에밀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원래 게임 머니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게 업이었으나 인터넷 메신저 서비스 'QQ'를 내놓으며 체급을 올렸다.

이후 한국 온라인 게임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등을 수입해 서비스하면서 게임 부문에서만 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QQ를 포함해 텐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국인은 7억명에 달한다. 인구 절반이 사용하는 국민 브랜드가 된 것이다.

급기야 텐센트는 지난해 8월 시가총액 600억 달러(약 62조원)를 돌파하며 미국의 페이스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BMW의 시가총액도 비슷한 수준이다.

텐센트를 페이스북, BMW와 비교하는 것은 기자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 안타깝기 때문이다. 텐센트가 다름아닌 국산 게임으로 사실상 지금의 성과를 이뤘기 때문이다.

실제 블룸버그 등 외신에 공개된 텐센트 실적을 살펴보면 2011년 텐센트 전체 이익의 70%가 게임에서 나왔다. 결국 '크로스파이어'를 만든 스마일게이트, '던전앤파이터'를 제작한 넥슨이 텐센트를 굴지의 글로벌기업으로 키운 일등공신인 셈이다.

물론 텐센트의 고향인 중국 자체가 워낙 큰 시장이고, 중국 사람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적절히 변형해 제공한 그들의 공도 없지 않다. 하지만 콘텐츠의 질이 성패를 좌우하는 온라인게임 특성상 텐센트 성공의 8할은 국산 업체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우리 정부가 게임을 영화나 출판 사업처럼 장려하고 지원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게임과 이들 사업을 동급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와 관련해서는 차후에 칼럼을 통해 이야기하겠다. )

넥슨, 엔씨소프트, NHN과 같은 메이저 기업이 텐센트급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혹자는 ▲중국에 진입하려면 현지 기업과 최소 50:50으로 지분을 나눠야 하고 ▲공안이라는 특수 조직을 상대해야한다 등의 원천적인 장애를 언급하며 이러한 가능성을 평가절하한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자동차, 옷, 컴퓨터와 같은 전통 제조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공장, 마트, 영업사원이 없어도 제품을 팔 수 있다.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기존 제조업이 안고 있던 문제점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청소년 게임 중독 등을 내세워 '매출 1% 사회 환원' '강제 셧다운제' 와 같은 규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중독으로 치면 담배, 술, 도박에 견줄만 한 게 있을까마는 정작 이들 업체에는 한없이 관대하다.

중국 정부는 텐센트에 게임 머니 환전 금지 외에는 강제적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결국 텐센트 대박의 숨은 후원자는 중국 정부인 셈이다. 현재 텐센트는 "구글을 따라잡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루소가 지은 교육학 고전 '에밀'은 아이는 어른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이를 성인이 되기 전 불완전한 상태가 아닌 점차 어른으로 커가는 발전의 시기라고 정의했다.

에밀은 "아이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교조적인 규칙에서가 아닌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남짓한 국내 게임산업은 이제 청소년기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완벽에 가까운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전의 시기에 있는데 허구헌날 때리고 윽박지르고 돈가져오라 소리치고….

몰아부칠 때 몰아부치더라도 이들 산업이 스무살이 될 5년 뒤 쯤 하자. /경제산업팀 차장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