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을 화분에 심으면 새싹이 나와요."
지난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학생들이 개발한 아이디어 상품 '새싹 연필'이 조만간 시판될 예정이다.
'새싹 연필'은 연필 맨 윗부분에 있는 작은 캡슐 안에 씨앗이 들어 있어 물을 주면 자라도록 되어 있다. 연필 윗부분을 잘근잘근 씹는 버릇을 가진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침을 통해 수분이 공급되면 필기하고 있는 도중에 새싹이 나올지도 모른다.
이 기발한 생각은 MIT 학생 마리오 볼리니(25)의 머릿속에서 움텄다. 지난해 3월 산업 디자인 수업을 듣던 볼리니는 몽당연필을 재활용해 친환경 제품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새싹 연필'을 떠올렸다.
그는 수업을 같이 듣던 친구들과 팀을 구성, 연필 8자루에 허브 씨앗 8개를 각각 심어 싹을 틔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허브가 다른 식물에 비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쉽게 잘 자라기 때문에 허브 씨앗을 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볼리니는 "채소 씨앗을 심으면 싹을 틔워 열매를 맺는 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면서 "식물이 자라는 걸 빨리 보려면 허브 씨앗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연필 나무에서 예쁜 꽃이 피는 것도 보고 싶다"면서 "캡슐 안에 넣은 꽃씨의 색깔과 연필의 색깔을 맞춘 '새싹 색연필'을 만드는 것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로렌 헌레이는 새싹 연필을 통해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헌레이는 "우리가 개인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면서 "새싹 연필과 같은 친환경 사무 용품이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이런 의식을 일깨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리니는 자신은 '연필 팬'이라면서 MIT에서 숙제 할 때 연필을 자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필을 쓰면 심이 닳기 때문에 연필을 깎기 위해 종종 자리에서 일어나야 된다"면서 "공부하다가 좋든 싫든 쉬는 시간이 생긴다"며 웃었다. 이어 "요즘은 사무실에서 일하느라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이 거의 없다"며 아쉬워했다.
'씨앗 연필'은 2~3주 뒤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8자루 한 세트에 20달러(약 2만1000원)다.
/모건 루소 기자·정리=조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