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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신세계·이마트 직원 겨냥 치졸한 '헛소문 공작'

'휴게실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퍼뜨릴 것'

구체적 문구·행동강령까지 만들어 퇴출 유도

"전수찬인가, 걔 잘렸대~ 19일 동안 무단결근했다며?"

"점포에서는 계속 출근하라고 했다는데, 일방적으로 아프다고 휴직했대~."

"근데 그렇게 아프다는 애가 매일 1인 시위하고 다녔대~. 그 먼 광주까지 가서."

"전수찬이 무단결근하는 바람에 (임신 5개월 여사원이) 아픈데도 혼자 행사 준비 다 했대~."

최근 한 언론매체가 입수해 보도한 신세계 이마트의 인사·노무 관련 내부 자료의 내용 중 일부다. 이마트 인사담당기업문화팀 이모 과장이 지난해 11월 각 지점 점장과 인사·지원팀 간부에게 보낸 e메일 '전수찬 징계 해직 관련 입소문 자료'에는 구체적인 입소문 문구까지 적혀있었다. 전수찬은 지난해 11월 해고된 이마트 노조위원장이다.

자료에는 '강압적이고 주입적인 느낌을 사원들이 가져선 절대 안 된다' '흡연실이나 휴게실에서 자연스럽게 대화 형식으로 진행할 것'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서 당연히 짤릴 짓을 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하면 될 것' 등의 주문까지 붙어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당사자인 전 위원장은 "날 해고하는 이유가 정당하면 대놓고 알리면 되는데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비열한 방식으로 나를 몰아세웠다"며 "같은 직원으로서, 같은 사람으로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민주통합당 노웅래·장하나 의원 측은 "이마트의 이 같은 노무 관리는 동료를 배신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폭력 혹은 회유라는 전통적인 노무 관리보다 더욱 악질적"이라고 비난했다.

◆동료 배신 부추기는 노무관리 충격

신세계그룹이 '무노조 경영'을 위해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건이 연달아 알려지면서 이제 이마트를 넘어 신세계그룹과 계열사의 일반 직원들까지 술렁이는 분위기다.

신세계 계열사에 근무하는 A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후배랑 '그거(사찰 관련 보도) 봤냐? 우리도 해당될까?' 등을 얘기했는데, 그마저도 조심스러워 잠깐 말만 꺼내고 끝냈다"고 씁쓸해했다. 또 다른 B씨는 "세련된 회사 이미지가 자랑스러웠는데, 노조 때문에 직원들을 뒷조사해 문서까지 남기고 있다니 상당히 놀랐다"며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하나 싶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관리자급인 C씨는 "곪아 터질 게 드디어 도마에 오른 셈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동료들을 서로 믿지 못하게 만들어 분열시키고, 특정인을 겨냥한 비난을 퍼뜨려 왕따를 시킨 뒤 조직에서 내치는 등의 수법은 후유증도 크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정책국장(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은 "동료들을 이간시키는 과정에서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불안장애,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외상과 근골격계 질환 같은 육체적인 병까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회사 때문에 서로 불행해지는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감시하는 신세계의 행태에서 노예노동이 떠오른다고 했다. 그는 "자기 사원이란 이유로 회사에 철저히 복종해야 하며, 헌법에 보장된 인권을 망가뜨려도 된다는 신세계측의 인식이 끔찍하다"며 "우리가 이마트에 가는 건 범죄 소굴로 들어가 유유히 쇼핑하는 꼴로 쇼핑하는 동안 직원들은 감시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효순기자 hsjeo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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