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밴드 씨엔블루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1년 여 만에 돌아왔다. 14일 발매한 4번째 미니 앨범 'Re:BLUE'에서 6곡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우며 밴드 색깔을 강화했고, 사운드와 퍼포먼스에서도 남성적이고 강렬해졌다. 새 앨범으로 인기몰이 중인 이들을 최근 새로 지어진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사옥에서 만났다.

# 다양한 장르 담긴 자작곡

이전에도 앨범에 멤버의 자작곡을 실었지만,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건 처음이다. 정용화가 세련되고 강렬한 모던 록 장르인 타이틀곡 '아임 쏘리'를 비롯해 '커피 숍' '나란 남자' '라라라' '웨얼 유 아' 등을 만들었고, 이종현이 '나 그대보다'를 작곡했다. 이번 앨범에는 모던 록 외에도 팝 록, 디스코 록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이 수록됐다.

"주로 홍대 커피숍에 있으면서 곡을 쓰고, 작업실로 가서 믹스나 마스터링을 확인하면서 바쁘게 보냈죠. '홍대 커피숍'이란 노래는 이렇게 탄생한 곡이랍니다.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데뷔곡 '외톨이야' 때문에 우리 이미지를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생각하시는데, 록은 물론 댄스·일레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마음껏 펼쳐봤죠." (정용화)

# 앨범 나오자마자 차트 1위

일단 시도는 성공적이다. 타이틀곡이 앨범 발매 첫 날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고, 컴백 무대에서 선보인 강렬한 라이브 퍼포먼스는 화제를 모았다. 정용화는 "그동안 혼자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부담이 됐었는데 이젠 멤버들이 다들 알아서 잘 한다"고 동생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종현은 "예전엔 우리의 라이브에 대해 '뭘 할 수 있겠느냐'며 반신반의했던 분들이 많았는데 이젠 인정해준 것 같아 기쁘다"면서 웃었다.

그러나 얼마전 개그맨 박명수가 MBC '무한도전'에서 발표한 '강북 멋쟁이'의 돌풍에 밀려 아쉽게 2~3위로 내려앉았다. '강북 멋쟁이'가 최근 TV 노출을 앞세운 이벤트성 음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작 이들은 담담했다.

"얼마 전에 명수 형을 만났을 때 '우리 앨범이 나오는데 형 노래가 너무 센 것 아니냐?'고 농담했더니 형이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우리 순위가 내려갔다고 기분 나쁘지 않아요. 대중은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 것 뿐이잖아요 .우리도 박명수 형의 노래를 따라부를 정도니까요. 장르가 많아지는 건 좋은 일 같아요." (정용화)



# 가수 연기자 둘 다 열심히

앞서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넌 내게 반했어'에 출연한 정용화에 이어 지난해에는 나머지 멤버들도 모두 연기자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이종현과 강민혁은 각각 히트작 '신사의 품격'과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신고식을 치렀고, 이정신은 현재 시청률 40%를 돌파한 KBS2 주말극 '내 딸 서영이'에서 성재 역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정신은 "솔직히 몸은 힘들지만 멤버들이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기에 마음은 행복하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강민혁은 "극중 호흡을 맞춘 오연서와는 가끔 보면 인사한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종현은 "'음악하기에도 바쁜데 연기까지 어떻게 하느냐'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둘 다 열심히 하게 된다"고 좋은 시선으로 봐줄 것을 당부했다.

정용화는 동생들의 말에 "우리끼리 모니터를 하면 일부러 이상한 장면만 골라 캡처해 카톡으로 공유한다. 슬픈 장면도 웃기게 만들곤 한다"고 장난끼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내 "내 작품과 비교하면 민혁이와 정신이가 출연한 드라마의 시청률은 기하학적이더라. 동생들이 사랑을 많이 받아서 행복하다"고 기특해했다.

# 4월부터 데뷔 첫 월드투어

4월부터는 데뷔 후 처음으로 월드투어에 도전한다. 대만·싱가포르·태국·중국 공연을 확정했고, 추후 미국·유럽·남미로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월드투어는 국내 밴드를 통틀어 처음 시도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씨엔블루가 지난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연 라이브 공연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듣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우린 아직 어려서 이삼십 년은 더 음악을 할텐데 지금 장르를 정해버리면 슬프잖아요. 어떤 분들은 우리에게 색깔이 없다고 말하는데 앨범마다 다른게 우리 색깔이죠." (이종현)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