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사실상 낙마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특위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심사 경과 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었으나 이견을 보여 회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청문 보고서에 이 후보자를 '부적격 의견'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새누리당은 '적격·부적격 의견'을 나란히 명시하자고 해 접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 보고서는 인사청문회를 마친 날부터 3일 이내에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인사청문회가 끝난 이틀째인 이날까지 여야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청문 보고서 채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이날과 25일까지 예정된 본회의가 없어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선 절차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이다.
국회의장의 임명동의안 직권상정안이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한 전례가 없어 직권상정 처리 가능성도 낮다.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23일 열린 새누리당 비공개 의총에서 다수 의원들이 이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져 '적격'이라고 판단한 원내대표단이 임명동의안 처리를 강행하기 힘든 분위기다.
임명동의안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더라도 임명동의안이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져 소속 의원들의 표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도 새누리당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원내지도부는 원론적으로 '결격 사유가 없다'고 밝히지만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당이 몰아세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무산을 두고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의사가 없다고 맞섰다.
민주통합당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진정으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본회의 합의 후 양당 (청문특위) 간사간 합의를 요청했어야 했는 데 아무런 절차를 진행시키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청문 보고서 채택 무산 이유를 야당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한구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의원들은 열심히 해줬는데 저희들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사상 최악의 인사청문회였다"며 야당을 탓했다.
최 의원은 또 "(새누리당의) 신권력과 구권력 사이의 인사 문제에 대한 불협화음을 야당에 전가하면서 새누리당이 정치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