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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함께 나눠쓰는 공유경제 '새바람'

스터디룸 공짜에 DVD 감상도 무료…책 돌려보고 면접정장은 빌려입고…차는 쉐어링

대학 졸업반 신모(25)씨의 방학 계획은 '알뜰한 취업 준비'다. 신씨는 오프라인 모임공간 대여업체에서 회의실을 빌려 취업 스터디를 하고 있다. 대학생에게는 할인 혜택이 주어져 저렴한 데다 널찍하고 쾌적해 공부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주말에는 '공유 도서관'에서 신간을 보며 휴식을 취한다. 비싼 면접 복장 고민도 정장 공유 사이트를 통해 해결할 생각이다. 공유를 만끽하고 있는 신씨는 다음달 20일 서울시에서 시작하는 '카 셰어링' 서비스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장기불황과 고물가 시대에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주목받고 있다. 공유경제란 물품과 공간을 소유하지 않고 함께 나눠 쓰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세상을 바꾸는 10대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로 공유경제를 통한 소비문화를 꼽았고,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도 올해 10대 소비 전망으로 공유소비를 선정했다.

공유경제는 지난 2008년 하버드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소개한 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SNS의 발달과 알뜰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공유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기증한 책을 이용자들끼리 빌려보는 '국민도서관 책꽂이', 면접용 정장을 빌려주는 '열린옷장'은 값비싼 서적과 양복 구입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도서공유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최지은(24) 씨는 "내 책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뿌듯함,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다는 풍족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공간도 공유의 대상이다.

우선 공공기관과 지하철역 등 유휴공간을 활용한 공유시설이 눈에 띈다. 대학가에 위치한 2호선 신촌역은 역장실을 대학생을 위한 공부공간으로 무료로 개방해 한 해 1000여 명이 이용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청과 주민센터가 제공하는 널찍한 공부방은 도서관의 자리 쟁탈전을 피하고 사설 독서실의 경제적 부담을 덜려는 시민들로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2호선 을지로역과 6호선 삼각지역은 역사에 어린이 장난감 대여소를 설치해 무료로 장난감을 빌려주고 있고, 4호선 충무로역은 무료 도서관과 DVD 감상실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공부방과 회의장소를 빌려주는 사설 업체도 호황이다. 2002년 일찌감치 1호점을 연 '토즈'는 거의 주목받지 못하다 지난해 신규 지점 2개를 개설하는 등 전국 21개 지점으로 확장했다.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CNN Biz, 더박스 등의 공간 대여 비즈니스 시장은 점점 탄력을 받고 있다. 코레일도 뛰어난 접근성을 바탕으로 서울역 등 전국 24개 역에 회의실을 설치해 저렴하게 대여해준다.

이처럼 공유경제 비즈니스가 주목받고 이용자도 크게 늘고 있지만 관련 법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방학 때면 텅텅 비는 대학 기숙사를 여행객들에게 개방하자는 시도가 지난해 있었지만 공중위생관리법과 사립학교법에 부딪혀 무산됐다. 서울시가 다음달부터 추진하는 카 셰어링도 민간에서 운수사업법상 요건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최근 서울시는 공모를 통해 시민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할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43선'을 선정했다. 주차공간 정보공유 서비스, 청년주택협동조합, 전공서적 대여 플랫폼 등 눈에 띄는 공유 아이디어들이 많지만 실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법적 규제들이 많다. 시 관계자는 "공유 아이디어가 추진 과정에서 제도적 제약을 받지 않도록 다방면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서영 책임연구원은 "공유경제는 '물질주의자의 무소유'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누릴 수만 있다면 소유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는 현상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윤희기자 unique@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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