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보다 비싼 전세가 서울 강남에서도 잇따라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 대도시에서 나타났던 '집값 웃도는 전세'가 전국화하면서 '집은 소유가 아닌 렌트'라는 개념이 일반화될 전망이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8일을 기준 서울 강남 대치동 주상복합아파트 '대우아이빌멤버스' 전용면적 49.6㎡ 규모 아파트의 전세가격(평균)이 2억2500만원으로 매매가(평균)인 2억5500만원보다 불과 3000만원 낮았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88.2%에 달해 서울 평균(52.2%)을 크게 웃돌았다.

강남 역삼동 주상복합 56.2㎡ 규모 '한화진넥스빌' 전세가격은 1억7500만원으로 매매가 2억500만원의 85.4%에 달했다. 조사 가격은 해당 단지의 평균값이어서, 실제 거래에선 협상에 따라 더 싸게 살 수 있다.

강남 서초에서도 전세가가 매매가의 80%에 육박한 소형아파트가 등장했다. 서초 방배 대우디오빌방배(54.9㎡)의 매매가는 2억2250만원, 전세가는 1억7250만원(78%)이다.

서울은 오는 2~3월 전세 재계약 가구가 2만5000가구로 봄철 전세대란이 예고된 만큼 조만간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도는 사례도 등장할 전망이다.

이런 현상은 경기와 인천에서도 소형 중심으로 나타났다.

경기 오산시 원동 운암주공5단지 전용 62.8㎡ 규모 아파트의 전셋값은 매매가와 100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아파트 전세가는 1억2500만원으로 매매가(1억3500만원)의 93%에 달한다.

하지만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나도 매매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서울에선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비싸도 매매가 활성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기침체로 가계 소득은 줄어든 반면 중·대형 집값은 소득 대비 높은 수준인데다 집을 사도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