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아이돌 가수의 원조인 보아와 현역 최강 아이돌 그룹 빅뱅이 각각 단독 콘서트를 열고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보아는 26~27일 올림픽홀에서 '보아 스페셜 라이브 2013~히어 아이 엠~', 빅뱅은 25~27일 체조경기장에서 '빅뱅 얼라이브 갤럭시 투어 더 파이널'을 개최했다. 보아는 데뷔 13년 만에 국내 첫 단독 콘서트, 빅뱅은 월드투어의 마지막 무대라는 의미를 전하며 글로벌 K-팝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국내 첫 콘서트 연 보아
보아는 국내 가수 최초로 일본 아레나 투어를 개최하는 등 한 회에만 수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공연을 해외에서 숱하게 열어왔다. 그에 비하면 이번 국내 공연은 규모 면에서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13년간 지나온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이 집약된 의미 있는 무대들로 공연을 채웠다.
핫 팬츠를 입고 탄력있는 몸매를 뽐내며, 여유있게 춤과 노래를 라이브로 뿜어내는 무대는 비욘세 등 여느 디바의 내한공연을 능가했다.
데뷔 곡 '아이디; 피스 비'부터 지난해 발표한 7집 타이틀곡 '온리 원'까지 국내에서 발표한 히트곡들을 한자리에 펼쳐보였다. '이트 유 업' '에너제틱' '아이 디드 잇 포 러브' 등 5곡의 미국 정규 1집 수록곡과 일본 히트곡들까지 부르며 해외 진출 성공의 아이콘다운 면모를 보였다.
27일 공연에 앞서 "13년 음악활동을 총정리하는 자리"라며 "해외에서 많이 공연했지만 국내에서는 여건상 못해 너무 그리웠다. 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많이 공연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가 해외에서 처음 시도했고, 아이돌 공연의 트렌드가 된 화려한 무대 효과는 최대한 배제했다. 대신 올 라이브 밴드 반주에 맞춘 수준 높은 퍼포먼스로 그 빈자리를 채우며, 오랜 경험에서 나온 완숙한 무대를 선사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카리스마 넘치는 댄스 퍼포먼스는 여전했고, 어쿠스틱한 발라드와 힘이 넘치는 록 등 다채로운 장르도 차별화된 매력이었다.
관객들은 이에 화답하듯 단체로 피켓을 들며 보아의 국내 첫 공연을 축하했다. 보아는 "객석에서 전해준 팬들의 선물에 무척 감동했다. 좋은 퍼포먼스·공연이란 음악 본질에 충실하고 관객이 마음으로 환호해줄 때 가능한 것 같다"며 "2회로 끝내기 아쉽다. 전국투어나 아시아투어 등으로 2013년에도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첫 월드투어 마무리한 빅뱅
1년의 3분의 1인 108일을 해외에서 보내며 지구 한바퀴를 돌아 다시 돌아온 빅뱅은 더욱 강해져 있었다.
12개 국 24개 도시에서 총 48회 공연을 펼치며 80만 관객을 사로잡은 이들은 체조경기장 안 1만2000관객을 무대가 열리자 마자 순식간에 매료시켰다. 지난 공연에서 무수히 단련된 듯 밴드 반주에 맞춘 춤과 노래는 한치 흐트러짐이 없었다. 역사적인 첫 월드투어의 마지막을 자축하듯 5인5색을 뽐내는 멤버들은 무대 곳곳을 누비며 자유롭게 공연을 즐겼다.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피부로 느낄 수 없었던 K-팝의 인기를 현실에서 느꼈다.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발전하겠다"고 월드투어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3월2일 같은 장소에서 투어를 시작해 10개월 만에 같은 장소에서 투어를 마무리했다. 국내 가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승리는 "1년 동안 이런 투어가 가능하다는 점에 감격했다. 가보지 못한 곳을 다니며 앞으로 더 크게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다섯 멤버와 1년 동안 이곳저곳 다니며 쌓아온 우정과 희망은 앞으로 빅뱅이라는 팀에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드래곤은 "한류의 힘이겠지만, 언어와 피부색이 다른 국가의 팬들이 한국말로 노래를 따라부르고 환호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고 마음이 뭉클해졌다"고 전했다.
빅뱅은 마지막으로 "그동안 해왔던 음악 방향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이번 투어는 오늘 끝나지만 새로운 투어와 음악을 준비해 계속 달려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