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왕따' 이긴 설원의 공주
크로스컨트리 최아람 다관왕 도전 스타트
크로스컨트리 최아람(14) 선수는 흰 눈밭을 활강하며 장애로 인한 아픔을 극복한다.
크로스컨트리는 스키의 마라톤이라고 불릴만큼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최 선수는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기 싫어 묵묵히 학교 생활을 참아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부모님은 최 선수가 5학년 때 태백미래학교로 전학을 시킨다. 여기서 만난 체육 담당 박영철 교사는 또래보다 근력과 균형 감각이 뛰어난 최 선수를 크로스컨트리의 세계로 인도했다.
최 선수는 운동을 시작할 당시 10분만 달려도 숨이 차올랐지만 매일 20㎞를 달리는 맹훈련 끝에 전국장애인동계체전을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2월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사전 점검 대회에서는 크로스컨트리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최 선수는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인 동생 최영미(12)와 함께 시상식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다"고 밝혔다.
가장 아름다운 애국가 열창
'뇌 90% 절단' 박모세 개막식서 기적의 노래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장 특별한 애국가가 울려 퍼진다.
29일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부를 박모세(21)씨는 선천성 장애로 태어나자마자 대뇌의 70%와 소뇌의 90%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의료진은 생존 가능성이 없다며 유산을 권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아이에게 홍해를 갈랐다는 모세의 기적이 나타나길 바라는 의미에서 이름도 '모세'라고 지었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던 박씨가 다섯 살 되던 해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부모를 따라 용인의 한 교회를 다니던 그가 주기도문를 읊고 일곱 살 때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박씨는 2002년부터 장애인 체육 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박씨는 개막식 무대에서 4000여 전 세계 관중들 앞에서 또 한 번의 감동을 선사할 계획이다.
어머니 조영애(49)씨는 "장애를 딛고 애국가를 부를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장윤희기자 un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