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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류승룡 "덤덤해요 '대세' 수식어"

류승룡이 인터뷰 장소였던 서울 홍익대앞 카페에서 업소 주인의 애완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휴먼 드라마 '7번방의 선물'이 상영 닷새만에 전국 관객 150만 고지를 돌파하면서 신년 극장가의 '다크 호스'로 떠올랐다. 2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일인 23일부터 27일까지 162만5622명을 불러모아 흥행 돌풍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의 간판인 류승룡(43)은 멋진 출발을 자축하기는 커녕, 차기작 '명량 : 회오리바다'의 지방 촬영으로 걸린 심한 감기 몸살탓에 입 열기도 힘들어하는 표정이었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풀리다 못해 아예 터진 것 같다"며 힘 없이 웃었다.

▶ 6세 지능 어른 역할 만만찮아

선 굵은 외모 덕분에 마초적인 카리스마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류승룡에게 유아 살해범의 누명을 뒤집어쓴 여섯 살 지능의 어른을 연기한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었다. 여기에 '쿨한' 정서가 최고의 미덕처럼 여겨지는 요즘, 남자 연기자라면 다소 꺼려할 만한 신파 느낌의 이야기까지 어디 하나 만만한 구석이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본인 역할에만 충실하면 됐던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달리, 인물 분석은 물론이고 줄거리의 흐름와 작품의 전체적인 톤 앤 매너 등 배우가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될 부분도 자신의 의견을 내려 애썼다. "주인공을 일부 드라마의 바보 캐릭터처럼 희화화해서 보여주지 않겠다는 게 최우선 목표였어요. 또 일종의 판타지이므로 저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는 오히려 사실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몇몇 대목은 연출자인 이환경 감독님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치열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어요. 탈진 상태에 이를 만큼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결과적으론 모두가 만족할 만한 작업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갈소원(왼쪽)과 류승룡



▶ 딸 열연한 갈소원 '또 다른 소득'

이 영화로 얻은 소득은 딸 예승 역으로 호흡을 맞춘 아역 배우 갈소원이다. 아홉 살·여섯 살배기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처지에서 딸 하나가 실제로 생긴 것같아 흐뭇할 따름이다. "촬영기간중 소원이와 부녀처럼 지내면서 제가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눈높이를 맞추다 보니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어린이인 주인공을 쉽게 연기할 수 있었죠. 앞으로 시집 갈 때까지 정말 딸처럼 챙기려 합니다. 실은 셋째가 또 아들일까봐 둘로 끝낸 건데, 얼마나 잘된 일입니까. 하하하."

오달수·박원상·김정태·정만식 등 쟁쟁한 '신 스틸러'들과 공연한 것도 짭짤한 재미였다. '선수'들답게 누구 하나 튀려 하지 않고 팀워크를 다지는데만 모두가 집중했다. 스쳐가는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속내를 파악할 때의 기쁨은 함께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보람이었다.



▶ 한 계단 한 계단 연기자의 길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흥행 성공으로 '대세' '충무로의 블루칩'이란 별명이 생겼다. 광고도 찍으면서 살림살이도 한결 좋아졌다. 누구는 "'대운'이 들었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본인은 이같은 수식어와 주위의 부러움이 못내 부담스럽고 마땅치 않다. "과하지 않게 한 계단씩 차근차근 밟고 올라온 과정이 인정받는 것같아 기쁘면서도 솔직히 덤덤해요. 처음 연기 생활을 시작했을 당시 '난타'로 해외 공연을 다닐 때 '와! 내가 살다보니 넌버벌 퍼포먼스로 외국도 가보는구나'라고 생각했죠. 또 '박수칠 때 떠나라'와 '거룩한 계보'로 처음 칭찬받을 때도 지금만큼 기분 좋았고요. '대세'란 수식어가 반갑지만은 않아요. 언젠가 내리막길을 타는 시기가 분명히 올텐데, 그 때가 되면 어떤 닉네임을 붙일 지 걱정도 되고요. 관객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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