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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예산 삭감으로 폐관 위기에 놓인 민주공원

▲ 춤꾼 허경미씨가 흑장삼을 입은 채 부산 시의회 앞에서 승무 공연을 펼치고 있다. 또 뒤에는 시사만화가 최승춘씨가 예산삭감을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든 채 시의회장을 바라보고 있다.



예산 삭감으로 폐관 위기에 놓인 민주공원

-민주공원을 지키려는 사람들

"이런 식의 예산 삭감은 쪽팔리는 일"

"고지대 주민 '문화 숨구멍' 막지마라"(제목)

예산 삭감에 폐관 위기 놓인 민주공원(띠 제목)

예술가 릴레이 1인시위 "공연·전시에 중요한 공간"(부제)

민주공원 노동조합 설립…거리서명운동 등도 진행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지난 24일 부산 시의회 앞, 무대도 마련되지 않은 인도 한편에서 춤꾼 허경미씨의 승무 공연이 펼쳐졌다. 그 뒤편에서 시사만화가 최승춘씨는 피켓을 든 채 시의회 건물을 바라보며 서있었다.

부산의 예술가들이 매일 부산광역시의회를 찾아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민주공원의 예산 삭감 반대. 부산을 연고지로 한 예술가들에게 극장과 전시 공간을 내어주던 민주공원의 예산이 52.7% 삭감되어 폐관 위기에 처하자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하여 나선 것이다.

이들 예술가들은 점심시간 1시간씩을 할애해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시사만화가 협회 부회장인 최승춘씨는 예산 삭감 반대에 대한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춤꾼 허경미씨는 20여 분간 승무공연을 펼쳤다.

허 씨는 "대체로 승무 공연을 할 때는 흰색의 장삼을 입지만 민주공원에서 공연을 할 때도 흑장삼을 입고 한 적이 있어 이 옷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민주공원 상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우리처럼 춤을 추는 사람들에게 소극장은 중요한 공간"이라며 예술가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덧붙여 "민주공원에서 근무하는 자체 스텝들은 예산이 삭감되면 무척 힘들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1시간 동안 피켓을 들고 시위를 펼친 시사만화가 최승춘씨는 "이런 식으로 예산이 삭감되는 것은'쪽팔리는 일'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최 씨는 작년 초 전국 시사만화 전시회를 더불어 해마다 민주공원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전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민주공원은 민주주의 사회의 따뜻한 공기를 만들어준 이들을 기억하고자 지어진 공원"이라며 "우리가 이런 예산 삭감을 방관해버리면 결국 이 따듯한 공기는 식어버리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또 "민주공원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장 5월 5일 어린이날에만 공원에 방문해 보더라도 우리의 운영이 방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 예산을 심의한 의원들은 민주공원에 잘 와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예술가들의 지지에 힘입어 민주공원측도 이대로 손놓고만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우선 민주공원측은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지난 22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폐쇄위기 민주공원, 지켜냅시다'라는 청원 글에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거리서명도 받고 있다.

또 박영관 관장은 시의회와 각 정당을 방문하는 등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 관장은 "삭감된 예산으로 공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힘들고 사업이 위축되다 보니 외부에서 받아오는 사업비도 줄어 공원의 폐관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지금 많은 예술가들이 도와주고 있지만 의회에서 이미 결정이 난 상황이라 시위로 뒤집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이유로 이렇게 예산이 삭감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루트를 통해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공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의 대부분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행사"라며 "예를 들어 어린이 책 잔치 같은 경우도 우리가 전국의 출판사에게서 책을 협찬 받아 진행하고 받은 책은 모두 부산의 작은 도서관에 기부하게 되는데, 당장 이런 식으로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문화행사가 사라지면 시민들은 문화생활을 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고 설명했다. 또 "특히 중·동구 고지대 주민들은 문화 인프라가 열악해 우리 민주공원에서 문화행사를 하지 않으면 문화생활을 누리기가 힘들어 진다"며 "민주공원은 이렇게 사람들의 숨구멍이 되어주고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들이 우리 민주공원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부산 시의회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출해주는 것"이라며 "그들은 시민들의 뜻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어필하면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부산 시민 김준우(여, 금정)씨는 "민주 공원 만큼 많은 사업을 진행하는 공원을 본 적이 없는데 50%가 넘는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 같다"며 "민주공원은 교육의 장이자 문화의 장으로써 그 역할이 크니 이번 문제를 잘 해결해 앞으로도 그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합동취재팀

내부 박스=민주공원 예산 삭감, 무엇이 문제인가?

민주공원은 1960년 4·19혁명과 1979년 부마민주항쟁, 1987년 6월민주항쟁 등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원으로 현재는 각종 강연회장과 복합문화공간, 결혼식장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7일 민주공원의 예산이 52.7% 삭감되어 최종 의결 되었다. 과도한 인력과 임금이 그 근거였다. 이로써 민주공원은 처음 제출한 예산안 1억800만 원에서 5억1500만 원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노재갑 의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부산시민의 돈으로 운영되는 민주공원이 이렇게 방만하게 운영돼서는 안 된다"며"공원 측에서는 (직원이)기존 14명에 4명 늘어 18명이라고 하는데 실제 무기계약직 포함하면 23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래 시설공단에서 (민주공원)운영할 때는 10명 이하로 운영했는데 위탁운영하면서 정규직 등 직원을 늘여놓고 거짓말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공원 측은"인력은 34명이었다"며 "노 의원이 주장하는 10명 이하로 운영되었다는 것은 관리 분야 인력 중 정규직만 이야기 한 것이며, 운영력 분야 인력을 누락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덧붙여"전체 인력으로 보면 초기의 34명에서 23명으로 줄었으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늘인 것이 방만한 운영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공원 측의 적극적인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시의회 예산안은 확정되었다. 때문에 민주공원에서는 매년 청소, 경비를 하던 용역 직원 4명을 해고시켰으며 진행하던 문화행사를 폐지하거나 축소시켜야 한다. 이처럼 공원 운영이 힘들어지면 결국 공원이 폐관될 수 밖에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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