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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SKY' 졸업장 취업 이젠 굿바이!

#1. 서울 유명 사립대를 졸업한 송형기(29)씨는 이른바 '스펙 쌓기'의 종합백과사전이라 불릴 만큼 학창시절을 적극적으로 보냈다. 봉사활동부터 영어를 비롯한 어학시험, 각종 공모전에 도전했으며 자격증 취득과 해외연수, 기업 인턴 경험까지 총망라됐다. 그러나 취업을 위해 숱하게 지원해 왔지만 수년 째 고배를 마시고 있다.

#2. 한 중견기업에서 채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최석환(46)씨는 신입사원 채용 시스템에 접수된 지원자들의 지원서류를 검토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기초 서류를 추려 꼼꼼히 검토하고, 채용인원 5배수의 1차 합격자를 선발하는 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화려한 지원자들의 스펙에도 불구하고, 면밀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대동소이한 자기소개 자료들로 선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채용시장에서 학력이나 스펙을 초월한 사원 선발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SKY' 등 명문대 졸업장 보다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자산을 가진 사람이 유리한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한 기업은 자체 인사시스템에서 개발한 독특한 채용기법으로 지원자들의 창의성과 전문성, 인성 및 열정 등을 중점 평가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원서류에 아예 학력과 나이, 성별, 외국어성적 등을 입력하는 란을 없앴다. 스펙보다는 차별화된 이력과 경험, 특기를 살리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서류심사와 에세이 테스트, 조별 합숙을 통한 자유로운 포트폴리오 제작으로 인재를 선발했다.

이 회사의 인사담당자는 "이같은 채용방식으로 뽑힌 입사자들의 이직이나 퇴사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대졸자들은 첫 직장 취업후 2년내 퇴사하는 비율이 75.4%에 달했다. 대부분의 퇴사 이유는 '전공과 업무내용의 불일치' '직업적성이나 흥미가 떨어져서' 등이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83.1%가 지원자의 스펙 중 실제 직무 연관성이 현저히 낮거나 관련이 없는 잉여 스펙이 있다고 대답했다.

스펙 초월 채용 분위기는 공공부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는 28일 산하기관의 인력 채용시 청년의 의무고용비율을 정하고, 직무와 관련성 없는 출신대학, 신체조건 항목 등을 이력서에 넣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학력과 영어점수, 주민번호, 신체조건, 거주지, 재산내역, 가족사항 등의 기재란을 없애고 직무 관련 경험에 초점을 맞춰 역량을 테스트할 수 있는 지원서 양식과 면접 방식 등을 개발, 공공기관과 기업 등에 보급하기로 했다.

양성필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총괄과장은 "관련 부처와 협조해 우선 공공기관에서 이 모델을 채용전형에 적극적으로 적용하도록 하겠다"며 "민간기업 보급을 위한 컨설팅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 취업자들 사이에서도 명분보다는 실리, 스펙보다는 능력 또는 기술을 중시하는 사고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대졸 이상 학력의 직장인들이 재교육과 직장생활 병행을 위해 지난해 한국방송통신대 입시에 1500여 명이 대거 몰렸다. 또 국비지원과 실무 중심 교육의 장점으로 한국폴리텍대학에는 전문기술을 배우기 위한 고학력자들의 지원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최근 정부도 주조나 금형, 용접, 열처리, 표면처리 등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 시스템을 새로 바꾸고 있다. 그동안 3D 산업으로 기피해왔던 업종에 대한 지원을 늘려 경영여건과 근무환경을 개선, 구인난 등을 극복하려는 정책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스펙 초월 취업시스템이 보다 더 확산돼야 한다"며 "취업준비생들에게 실질적인 멘토링을 통해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는 체계적인 인력양성이 지원자나 기업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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