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고의 호황기를 누린 한국영화가 연초에도 '미친 듯이'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30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은 29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28만1814명을 보태어 상영 일주일만에 233만7759명을 동원했다. 이같은 관객몰이 속도는 지난해 1000만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하루 빠르다.
액션 대작 '베를린'도 준수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관객들의 빗발치는 조기 개봉 요청을 받아들여 전야제 형식으로 당초 개봉일보다 하루 앞당긴 29일 오후에 공개했는데, 한나절 동안 13만804명을 불러모아 '7번방…'에 이어 일일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30일 오전 예매 점유율은 예매 전문 사이트 맥스무비에서 무려 60%까지 치솟았다. 맥스무비 측은 "오프닝 예매 점유율로는 지난해 최고 흥행작인 '도둑들'에 비해 20% 포인트나 높다"고 밝혔다.
박신양의 코믹 원맨쇼가 돋보이는 '박수건달'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상영 20여일만에 362만8044명이 관람했다. 또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개봉된 한국형 화재 블록버스터 '타워'는 전국 관객 500만 고지를 돌파했다.
반면 외화는 '레미제라블'을 제외하곤 기를 못 펴고 있다. 그동안 '한국영화 킬러'로 악명(?) 높았던 톰 크루즈 주연의 액션물 '잭 리처'가 열흘이 넘도록 70만명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새해 벽두부터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는 한국영화 흥행 돌풍에 많은 영화계 관계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다소 섣부른 전망이지만, 지금의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최다관객(1억1461만명) 기록 달성 등 지난해 거뒀던 성과를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제작자는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라며 "곧 있으면 개봉될 김윤석 주연의 '남쪽으로 튀어'와 최민식·이정재·황정민 주연의 '신세계'를 시작으로 여름 개봉 예정인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 등 화제작들이 많은 것도 호황을 낙관하는 이유"라고 귀띔했다.
/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