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지난해 10%를 넘어선 가운데 수입차 대중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가 나왔다.
서울 강서·강북 지역의 수입차 등록 비중이 급증한 반면 대표적인 부촌인 '강남3구'의 수입차 등록은 크게 줄었다.
즉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는 이미 수입차를 다들 사서 추가 구매가 뜸했고, 중산층 거주지에서는 신규 소비가 왕성했다는 얘기다. '수입차=부자의 전유물' 이라는 공식이 '수입차=국산차나 다름없는 차'로 바뀐 셈이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2012년 브랜드·구별 등록 자료'에 따르면 그간 수입차 등록이 많지 않았던 금천·서대문·동작·구로구의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금천구는 194대에서 332대로 71.1%나 증가했으며 서대문구, 동작구도 각각 54.9%, 54.0% 증가했다. 구로구는 47.4%, 강북구는 45.2%, 중랑구는 43.3%나 수입차 등록이 늘었다.
중구는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1057대에서 1005대로 4.9% 줄어들면서 신흥 부촌으로 꼽히는 용산구에 4위 자리를 내줬을 뿐 아니라 영등포·양천·마포구에도 밀렸다.
반면 강남·서초·송파구에서 지난해 새로 등록된 수입차는 총 1만926대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전체 신규 등록 수입차의 40.5%로 2011년에 44.7%였던 것과 비교하면 4.2%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도 강남 3구는 10.9%로, 서울 전체 증가율(22.3%)에 미치지 못했다.
수입차 관계자는 "젊은 직장인 등 개인으로 고객층이 확대하는 모양새다. 이런 잠재 고객이 많은 지역에 최근 1~2년간 전시장을 집중적으로 냈다"며 "등록 증가율이 높은 지역을 보면 대부분 신규 전시장이 생긴 곳"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3000만~4000만원대 가격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쏘나타(풀옵션)에서 그랜저를 살 수 있는 돈이면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벤츠 C클래스는 물론 폭스바겐, 토요타, 혼다, 푸조 등의 간판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이제 현대기아차를 필두로 한 토종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보다는 새로운 '섬씽 스페셜'을 내세워야 할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