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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안전·보호의 심리

50대 중반의 A씨는 자택에 서재를 가지고 있다. 부인은 종일 외부활동을 하고 자녀 둘은 유학 중이다. A씨는 자택근무가 가능한 프리랜서인데 아침 식사를 마치면 간단한 체조 후에 집을 나선다. 방배동의 한 카페에 자리를 잡고, 커피 한 잔을 주문한 뒤 업무를 시작하고, 같은 자리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미팅을 한 뒤 오후 5시쯤 귀가한다.

20대 초반의 B씨는 대학원생이다. 부모님은 직장생활로 밥상에 마주앉기가 어렵고, 남동생은 일주일에 한 번 얼굴보기 힘들 정도로 외박이 전공이다. 과제도 많고, 읽어야 할 책도 밀렸고, 논문을 위해 검토해야 할 자료도 산더미다. 그래서 오늘 아침도 가방을 메고 세미나 카페로 출근했다. 우선 4시간 사용을 예약했고, 오후에도 계속 있을지 여부를 고민한다.

사람은 누구나 환경으로부터 보호돼 안전이 지켜지기를 원한다. 그래서 집을 원하고, 자기 방을 요구하고, 자신의 구역을 확정 짓기 좋아한다. 집, 회사, 학교와 같은 공간에 대한 것은 물론 가족, 친구, 연인과 같은 관계에서까지 고유한 위치와 역할, 가치를 갖고 싶어한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사람들은 가장 안전한 공간에서 떠나있으려 안간힘을 쓴다. 친구, 지인, 선후배 등에 대한 명확한 구획을 만들어 생활한다. 도대체 왜.

캠핑이 답답한 도시를 떠나 여유를 찾는 행위라는 것은 옛말이다. 답답함 때문이 아니라 도시 안에서의 어떤 위험을 느끼기 때문이다. 집에서 일이나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것은 집중이 안돼서가 아니라 또 다른 불안감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무엇인가에 열중하는 모습이 그럴 듯 하게 보이는 시대가 지났음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딱히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안정감 때문에 외부에 자리를 잡는다.

건축에서는 집 안의 집이, 건물에서는 극도로 폐쇄된 공간이, 온라인에서는 10단계 가입 허가를 얻어야 하는 견고한 그룹이 생겨나고 있다. 극단적인 안전, 보호가 새로운 소비심리로 나타날 모양이다. 대체 무엇으로부터?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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