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속칭 '먹자골목'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하면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17일 오후 8시25분께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식당 밀집지역 3층짜리 건물 중 2층 또는 3층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당시 수차례 폭발음과 함께 큰 불길이 치솟으면서 인근 건물로 옮아붙었다. 소방당국은 식당에서 쓰는 액화석유가스(LPG)와 변압기 등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건물에 있던 시민 7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인접 건물로 번지고 화재로 인한 검은 연기가 종로 인근 지역에 퍼지면서 인근 서울YMCA 호텔에 투숙하던 외국인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등 휴일 서울시내 중심가에서 일대 소동이 빚어졌다.
화재가 발생한 지역은 작은 식당 건물들이 좁은 간격으로 붙어 있는 일명 '먹자골목'으로, 한옥을 개조해 목조 골격이 그대로 남은 건물도 여러 채여서 불이 나면 대형 화재가 우려되는 곳이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소방차량 62대와 소방관 181명을 투입, 불이 난 지 약 1시간15분이 지난 오후 10시께 불길을 잡았다. 현재 발화 추정지점을 중심으로 막바지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불길이 화재가 난 건물 위로 걸친 전선으로도 옮아붙으면서 한국전력이 화재 발생지점 일대 전력을 차단, 주변 건물들이 정전됐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 "두 번의 폭발음이 들려 밖으로 나와보니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며 "불이 난 건물 1층 식당에서 손님들이 폭발음을 듣고 긴급히 대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불이야'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폭발음이 들렸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업주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국명기자 kmlee@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