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열전 - 혼다 어코드
다들 "수입차 수입차"하는데 나는 어떤 모델을 탈 수 있을까.
수입차 애호가가 아니라도 한 번 쯤 할 수 있는 고민이다. 수입차 점유율이 승용을 기준으로 하면 15%이상 되는 세상이니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한국에서 잘 나가는 독일 삼총사의 경우 주력 모델의 가격은 6000만원대, 엔트리급이라 해도 4000만원대이니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버겁다.
그렇다면 일본산이나 폭스바겐, 푸조, 포드의 3000만원대 차량을 고려할 수 있다. 만약 자녀가 있거나 노부모님과 함께 차를 이용해야 한다면 일본 중형 세단이 비교 우위에 선다.
폭스바겐 골프·제타·티구안, 푸조의 3008·308, 포드의 퓨전·포커스와 같은 모델은 성능, 디자인을 떠나 가족이 이용하기에는 실내가 좁다.
하지만 토요타의 캠리, 혼다의 어코드, 닛산의 알티마는 국산으로 치면 그랜저 수준의 차체와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어코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무라이 삼총사 중형 세단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됐기 때문이다. 경쟁 모델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큰 만큼 적어도 '평균 이상은 할 것'이란 기대를 갖을 수 있다.
후면을 제외하면 외관은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차체가 조금 줄었음에도 넓어진 실내에 눈길을 둘 만하다. 뒷좌석의 경우 어른 3명이 타도 여유가 있다.
시승 모델인 2.4 EX-L은 가솔린 엔진과 CVT(무단변속기)가 어울려 188마력·25.0kg.m의 토크를 뿜어낸다. 캠리, 알티마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주행 시 뒷좌석 사람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실내가 조용하다. 소음을 상쇄하는 자체 소리를 내서 조용하게 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 덕이다.
인테리어는 사실 화려하거나 감동적인 수준은 아니다. 패밀리 세단답게 기본에 충실하면서 없어도 그만인 것들을 최대한 자제한 느낌이다.
연비는 이 차의 또 다른 꽃이다. 복합 기준으로 12.5km/ℓ인데 속도 계기판을 감싼 '그린 칼라'를 유지할 경우 700km까지 차를 몰 수 있다. 차체가 준대형인 것을 감안하면 뛰어난 경제성이다.
다만 후방카메라가 보여주는 영상의 왜곡이 심하고 3.5 모델의 가격이 경쟁차보다 300만~400만원 비싼 건 흠이다. 2.4 EX 3250만원, 2.4 EX-L 3490만원, 3.5 EX-L 419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