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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남자와 육아

친하게 지내는 만화가 강풀이 최근에 귀한 딸을 얻었다. 그는 현재 완전한 '딸바보'아빠로 거듭나 예뻐죽겠다는 신생아 딸아이와의 달달한 일상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랑스레 공개하고 있다. 실제 그는 낮엔 일하고 밤에는 아무런 외부의 도움없이 아내와 밤새 아이를 직접 돌본다고 한다. 신생아 키우기의 고됨을 몸소 실천하는 그를 나는 '풀엄마'라고 부른다.

좌충우돌 하는 모습도 여느 초보엄마와 같다. 기저귀가 일반 슈퍼마켓보다 인터넷구매가 훨씬 더 저렴함을 뒤늦게 알게 되어 낭패감을 느끼고, 아기를 안고 흔들어주며 목 메일때까지 자장가를 불러 겨우 재워 이부자리에 내려놓는 순간 아기가 다시 깨면 미칠 것 같고, 선배엄마들이 전수하는 육아팁에 하나라도 더 진지하게 귀기울이고 악착같이 육아용품을 물려받으려는 모습까지. 여성들이 점점 남성화되어가는 것보다 남성들이 점점 여성화 되어가는 것이 세상을 위해선 더 바람직하다는 얘기가 문득 생각났다.

또 한 번은 일 때문에 어떤 남자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약속이 급하게 잡힌 탓에 베이비시터를 구할 수가 없어 유치원에서 하원한 딸아이를 약속장소에 데려갈 수 밖에 없었다. 남자들이 아이를 접하는 것이 서툴다는 선입견이 있어 상대에게 실례가 될까 걱정했지만 왠걸 그는 일하는 아내 대신 몇년간 전업으로 살림과 육아를 도맡았던 베테랑으로, 아이와 놀아주는 솜씨가 차라리 나보다 나았다. 역사지식이 풍부한 한 이성친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딸에게 얼마나 상세하고 재미있게 작품의 배경이야기를 설명해주는지, 옆에서 귀기울이던 다른 아이와 엄마들이 졸졸 따라다니며 귀동냥을 한다 했다.

남성들의 육아참여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지만 체감적으로 아이와 더 교감하려는 아빠들이 점점 많아짐을 느끼는 요즈음이다. 엄격한 통제와 조기교육을 중시하는 아시아식 교육법 '타이거맘'의 후속 트렌드로 아이의 자율성과 교감을 중시하는 스칸디나비아식 육아방법을 실천하는 '스칸디 대디'의 출몰이 세계적인 트렌드라는 것도 일견 납득이 간다. 지금은 모성을 찬양하기보다 부성을 칭찬할 때인 것만은 확실하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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