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5년간 8조원을 투자해 신차 6종을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에서의 생산이 무산된 신형 크루즈 대신 또 다른 신차를 생산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 실행 계획은 물론 문서화된 약속이 없어 공염불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신차가 부평 공장에서 생산 예정인 신형 캡티바인지, 전혀 새로운 차인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캡티바를 군산 라인으로 돌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팀 리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22일 인천 부평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지엠의 미래 청사진 'GMK 20XX - 경쟁력·지속가능성'을 발표했다.

리 사장은 "향후 5년간 8조원을 투자할 것이다. (한국 철수 등) 많은 추측이 있으나 GM은 한국에 남아 투자 결실을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GM은 8조원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그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뜻이고 투자한 만큼의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철수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묻자 "경영전략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 밝힐 수 없지만 신차·파워트레인 개발 등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리 사장은 이어 "한국지엠의 견실한 재무구조를 위해 남은 부채를 올 상반기에 상환키로 했다. 지난해 말 50%는 상환했고 나머지는 올 상반기 상환하겠다는 의향을 산업은행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GM은 연말까지 한국지엠 본사 내 디자인센터를 두 배로 늘려 미국, 브라질에 이어 3번째로 큰 디자인센터로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 127만대 이상을 수출한 CKD(반조립 상태로 포장·판매하는 방식)의 생산 역량도 높이기로 했다. 한국지엠은 이렇게 GM의 글로벌 소형차 생산 기지로서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내수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샤 사장은 "현재 한국내 판매는 14만6000대, 9.5% 점유율로 쉐보레에 세계 7번째 시장이다. 점유율을 단기적으로 두자릿수로, 장기적으로는 2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호샤 사장은 지난해 두 차례의 희망퇴직 이후 추가 인력조정 가능성에 대해 "추가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한국지엠이 내수 점유율과 수출을 확대한다면 희망퇴직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