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서울고등학교 3학년 4반은 장관의 요람이었을까.
25일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첫 내각에 장관으로 내정된 유진룡, 방하남, 서승환 후보자의 기가 막힌 인연이 화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유진룡 가톨릭대학교 한류대학원 원장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에 내정했다. 이어 17일에는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서승환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를 각각 고용노동부,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특히 세 후보자들은 모두 서울고 27회 동기이면서 고3 시절 같은 반 급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에서 장관을 세 명이나 배출한 셈이다. 이들이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한다면 38년 전 같은 반 친구들이 다시 국무회의장에서 조우하게 된다.
서울고 관계자는 "전문가·관료·정치인·학자 등에서 고르고 고른 18명의 첫 장관 후보자 중 16.7%에 해당하는 3명이 같은 학교 같은 반 동기동창인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들의 고향은 각각 다르다. 서 후보자의 고향은 서울이고, 방 후보자는 전남 완도, 유 후보자는 인천 출신이다.
고교 졸업 후 걸어온 길도 제각각이다. 유 후보자는 서울대 무역학과에 진학한 뒤 행정고시(22회)에 합격해 1979년부터 옛 문화공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 문화관광부 차관을 끝으로 을지대학교와 가톨릭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방 후보자는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밴더빌트대와 위스컨신대에서 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노동·복지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서 후보자는 연세대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학자의 길을 걸었다.
한편 새정부 내각에서 서울고 출신 인사는 모두 4명으로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이들 세 후보자들에게 4년 선배다./배동호기자 el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