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48)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2일 게임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게임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사상 첫 외부영입이자 현직 중진의원(5선)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효과적으로 반영할 것이란 믿음이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협회는 게임사 대표가 2년씩 협회장을 맡아왔지만 정치권에 이익단체로서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인 주요 게임사들은 신임 회장이 게임 규제 등 산업에 부정적인 거시 변수를 상당 부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 회장은 평소 e스포츠게임은 물론 K-팝, 국내 드라마 등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2008년부터 국제 청소년 교류사업 증대 일환으로 마련한 한·중 국제 e스포츠대회(IEF)의 공동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게임 산업에 애정을 보여왔다.
게다가 남 회장이 여당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만큼 게임 관련법 발의 등에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다.
실제 남 회장은 취임사에서 "최근 새로운 게임 규제 법안을 낸 손인춘 의원과도 대화를 나누겠다. 게임 산업은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산업의 핵심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역 중진의원이기 때문에 오히려 특정 산업의 이익만 챙길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 듯 남 회장은 "국회의원과 게임산업협회장으로서 역할이 충돌하면 객관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이미 천명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이른바 코드 성향도 맞는 편이 아니라는 평가다.
그는 4·11총선을 전후해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공천 비리 책임의 정점" "박 위원장 주변 인물은 다 사퇴해야한다" 와 같은 발언을 한 바 있으며 올해 초 박 대통령이 5·16쿠데타를 '불가피하지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평가한 데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의 그림자로 통하는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게임산업 규제를 주도하고 있는 여성가족부의 장관으로 내정된 것도 남 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하선희 CJ넷마블 이사는 "신임 회장이 게임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분인 만큼 기대가 크다. 게임산업에 중흥기가 다시 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