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꿈과 교훈을 주었던 동화를 성인이 되어 영화로 만날 경우 두 가지의 기대를 하게 된다. 오래도록 간직했던 주인공들을 다시 일깨워주고, 어른의 시선으로 봤을 때도 여전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이길 바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화 '잭과 콩나무'와 영국민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를 배합해, 아더왕의 전설을 얹은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성인동화로 만족감을 주는 영화다.
이야기는 간단한다. 시골 농장에서 삼촌과 사는 잭이 말을 팔러 갔다가 돈 대신 콩알을 얻어오고, 그 콩이 물에 젖어 하늘로 뻗어나게 된다. 마침 왕궁을 탈출한 공주가 마법의 콩나무를 타고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거인들의 세상 칸투아로 사라진다. 잭과 왕의 호위무사 엘몬트, 야욕에 찬 공주의 약혼자 로더릭이 공주를 찾기 위한 칸투아 원정대를 결성하고, 지상과 간투아가 연결되면서 거인들이 인간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내려온다.
3D 카메라로 촬영된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8m에 달하는 거인들의 섬세하고 다양한 모습이나 마법의 콩나무가 자라는 모습, 새롭게 창조한 세상인 칸투아는 우리의 상상력을 북돋는다.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 등을 연출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조금은 어둡고 음습한 자신의 영화적 색깔을 많이 배제하고,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 특히 소년기가 남아 있는 잭과 철부지 공주 느낌인 이자벨이 모험을 통해 점차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점이 돋보인다. 다만 액션이 기대치보다 약하다는 점은 아쉽다.
영국출신으로 근래 한국팬들에게 보낸 친필 편지로 화제를 낳은 니콜라스 홀트가 청년 잭을 맡아 싱그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이자벨 역의 엘리너 톰린슨은 아름다운 외모와 연기력을 지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어린 시절의 동화를 떠올리며 즐겁게 볼만한 어드벤쳐 영화다. 28일 개봉
/이혜민 칼럼니스트 latehop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