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저금리 시대 은행의 살 길 조언

저금리 시대에 은행이 생존하려면 비(非)이자수익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동안 은행이 놓치고 있던 국내외 시장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내 은행의 어려운 영업환경과 대응전략'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은행수익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이자수익이 더 이상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닥친 저성장·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그는 "은행이 균형 있는 수익창출을 위해선 현재 비중이 10% 수준인 비(非) 이자 이익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반발이 예상되는 원화 송금·자동화기기 수수료 인상 대신 펀드와 외환수수료 수익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부실차주로부터 채권회수를 극대화해 자산 건전성을 높이는 방법도 대안으로 꼽았다. 다만 부실차주가 기업인 경우엔 장기적으로 더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살펴본 다음 담보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시장을 넓히는 방법이 수익개선에 주효할 것으로 봤다. 국내에선 영업대상 고객의 신용등급과 소득수준을 지금보다 확대하고 외국계 금융사를 찾는 대기업에 대해선 지급결제, 신탁, 사무수탁 등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는 종합금융서비스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금시장의 성장세도 잘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곳이라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또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에서 눈을 돌려 유럽계 은행이 빠져나간 동남아 시장 등에서도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용절감도 한 가지 방법으로 들었다.

이 연구위원은 "인력·지점을 무작정 줄이기보단 고객과의 접점을 최적화할 수 있는 지점·ATM·온라인 채널의 조합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은행은 공공성이 있으며 우리 사회가 은행에 공적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또 "기본적으로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정당한 방법으로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