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신설) 장관 후보자가 4일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던 마음을 접으려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사퇴한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네"라고 답한 후 국회를 빠져나갔다.
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면담을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의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헌신하려 했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조국을 지켜보기 어려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퇴의 뜻을 전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에 따른 안타까운 심경을 주로 밝혔다.
그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일주일이 지났고,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영수회담이 무산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과학과 IT 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창출해야 미래를 열 수 있다는 박 대통령의 비전에 공감하고 설득에 감명을 받아 조국에 남은 일생을 바치고자 돌아왔다"며 "그러나 중대한 시점에서 국회가 움직이지 않고 미창부를 둘러싼 여러 혼란상을 보면서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했던 저의 꿈도 산산조각 났다.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가 절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며 "부디 국가와 정치와 국민 여러분이 힘을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상기 정보통신위원장의 소개로 국회 정론관에서 예고에 없던 기자회견을 했다. 서 위원장은 "김 후보자가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고 간단히 소개한 후 자리에서 떠났다.
김 후보자 역시 기자회견에서 미리 준비한 글을 읽은 후 정론관을 벗어났다. 미국 국적 포기 문제와 자세한 사퇴 배경 등에 대한 질문에서도 김 후보자는 함구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사퇴 선언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아침 (청와대 내부) 회의 때도 그런 말이 전혀 안나왔고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사전에 보고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대국민 담화에서 김 후보자의 사퇴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한편 여야는 전날인 3일 심야까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한때 여야 합의문 작성설이 나돌아 타결되는 듯 한 분위기였으나 끝내 결렬됐다.
현재 여야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중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TV(IPTV)와 종합유선방송(SO) 등에 대한 관할권을 미창부에 이관하는 문제 등을 놓고 세부 합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