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24)은 첫 주연작인 KBS2 '학교 2013'(이하 '학교')이 끝난 지 한달 여 동안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막 내린 뒤 CF와 화보 촬영에서부터 인터뷰와 영화 촬영, 여행 프로그램 녹화까지 소화하느라 쉴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촬영장에만 있어서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겠다"면서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나를 찾는 사람들이 많을 때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귀엽게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 안방·스크린 맹활약…쉼없는 스케줄
함께 출연한 김종현과 일주일간 QTV '리얼 메이트 in 호주' 촬영을 마치고 이달 초 귀국했지만, 또 쉬지 않고 일을 이어간다. 모델 출신이면서도 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영화 '알투비: 리턴 투 베이스' '코리아'에 이어 '학교'까지 지난 2년간 작품 복 많았던 그의 차기작은 영화 '관상'이다.
또래들과 출연한 '학교'에서 주연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우며 연기자로 한 뼘 성장했다면, 송강호의 극중 아들 역을 맡은 이번 영화에서는 선배들에게 제대로 한 수를 배운다는 다짐으로 임하고 있다.
"송강호·이정재·백윤식 등 쟁쟁한 선배들이 총출동한 영화의 막내예요. 선배들의 아우라 때문에 촬영장에서 숨도 쉬기 힘들죠. 특히 첫 촬영이 송강호 선배에게 따귀를 맞는 장면이었는데 어찌나 리얼했던지 잊을 수가 없어요. 하하하. 선배들의 연기를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답니다."
# 같은 모델 출신 우빈과 작품 통해 '절친'
물론 아직 '학교'를 잊지 않았다. 극중 무심한 듯해도 친구들에게 온정이 가득한 열아홉 살 남순 역을 연기해 호평받은 그는 "남순이에게 쏙 빠져있었다"면서 "특히 남순과 사랑보다 진한 우정을 쌓았던 흥수 역의 김우빈과의 연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사실 캐릭터를 제대로 잡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남순이를 이해하기 힘들었거든요. 2회를 촬영하고 나서야 어떤 애인지 알겠더라고요. 그렇게 몰입하다 보니 나중엔 흥수만 만나면 눈물이 나왔어요. 내 평생 이번처럼 운 건 처음이었어요. 거의 남남 멜로 수준이었죠."
'학교'는 그 밖에도 여러모로 뜻깊은 작품이었다.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은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열여섯 살에 모델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학창 시절 친구가 없다는 이종석이 마음을 나눌 친구들을 만나서다. "같은 모델 출신이기도 한 우빈이와 이번 작품을 통해 실제 '절친'이 됐다. 오늘도 전화 통화로 안부를 물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 이상형은 하지원…롤모델은 강동원
다음엔 교복을 벗고 남자 배우가 아닌 여배우와 진짜 멜로 연기를 펼치고 싶다. 같은 소속사에 있던 하지원이 이상형이지만, 스무 살 연상까지도 좋단다. "난 치명적인 남자다. 멜로도 자신 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어릴 적 '늑대의 유혹'을 보면서 강동원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왔어요. 당시엔 그저 연예인이 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연기가 정말 하고 싶어졌어요. 현재 방영 중인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같은 멜로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당장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드라마에서처럼 고등학교가 아닌 대학이다. 건국대 영화예술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공부를 하면서 작품 활동도 같이 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사진/김상곤(라운드테이블)·디자인/원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