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초년생인 김모씨(32·여)는 6일 회사 인근의 시중은행으로 달려갔다. 이날부터 출시되는 재형저축 가입 문의를 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월급통장 등과 연계하면 연 4.6%의 재형저축 최고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은행 직원 말에 귀가 솔깃했지만 7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자금이 묶이는 부담 때문에 일단 각종 궁금한 정보만 얻고 돌아왔다. 김씨는 "가입금액을 결정해 빠른 시일 안에 재형저축에 꼭 가입할 것"이라며 "몇년 전 가입한 장기주택마련저축 금리가 뚝 떨어져 고민이었는데 이번에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재형저축으로 갈아탈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18년 만에 부활한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출시 첫날인 6일, 시중은행 창구에는 재형저축 가입 문의가 밀려들었다.
지난달 말부터 재형저축 출시를 손꼽아 기다려 온 가입 대상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영업점을 찾아 상담하거나 문의전화를 하며 금리를 얼마나 높게 받을 수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와 3500만원 이하의 사업자로 한정된 가입요건에 따라 자신의 소득 수준을 확인하려는 직장인과 개인사업자들의 행렬도 이어졌다. 인터넷으로 소득확인증명서를 받아볼 수 있는 민원사이트인 국세청 '홈택스'는 신청 건수가 폭주하면서 발급 업무가 지연돼 한때 사이트가 마비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오프라인으로 증명서를 받아볼 수 있는 세무서도 북새통을 이뤘다.
다만 아직까지 가입자는 많지 않다. 은행들이 막판 눈치경쟁으로 전날 늦게 금리를 확정하는 바람에 고객들에게 금리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홍보 전단지 500여장을 만들어 뿌렸지만 제일 중요한 금리를 제대로 홍보하지 못했다"며 "문의전화는 많이 오고 관심은 높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금리가 과거처럼 파격적이지는 않아서 (판매 추이는) 좀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역시 이날부터 재형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는 은행 상품보다 큰 불확실성과 홍보 미비로 인해 고객들의 관심이 더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재형저축에 가입하기에 앞서 따져봐야 할 점이 적지 않다고 조언했다. 상품 출시 초기이고 은행권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불완전판매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자신의 소득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가입하지 않으면 추후 상품을 해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아직 국세청에서는 2012년 소득 자료를 발급받을 수 없으므로, 2011년 귀속 소득금액증명서를 떼어 상품에 가입하고서 나중에 2012년 소득 자료에서 연 소득 5000만원 이상으로 나오게 되는 경우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