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경영의 기본 철학을 설정하기 위한 '그룹 미션'을 새로 정했다.
10일 롯데 그룹에 따르면 새롭게 정해진 미션은 '사랑과 신뢰를 받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We enrich people's lives by producing superior products and services that our customers love and trust)'다.
롯데가 경영 철학을 내놓은 것은 2009년 신동빈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 비전을 선포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미션 제정은 일차적으론 그룹 비전을 뒷받침하는 후속 작업이자, 기업 윤리 차원의 토대를 제공하는 작업에 해당한다.
공교롭게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공공의 보편적 이익 추구'를 강조한 만큼 경제 민주화를 강조한 박근혜 정부와 코드 맞추기로도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이인원 부회장은 그룹 전 사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미션 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2009년 3월 비전 선포 이후 성장 속도를 높여왔지만 최근 사업 확대 및 경영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그룹의 미션 정립을 통해 그룹 사업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그룹의 체질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그룹의 고유의 목적 및 가치를 정의해 타기업과의 차별성을 가짐으로써 그룹의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 미션은 그룹 경영활동의 기본이 되고 출발점이 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또 "구성원에게 공통 미션을 부여함으로써 조직에 대한 자부심과 결속력을 다지고 업무에 대한 동기를 창출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룹 미션의 의무를 충분히 숙지하고 내재화해 모든 업무의 실행 기준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 60개 계열사 대표이사 인터뷰
롯데그룹은 새로운 미션 제정을 위해 각별한 공을 들였다.
지난해부터 '미션 수립 프로젝트'를 진행, 6개월간 최고 경영진과 60여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면 인터뷰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를 도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제공하는 '풍요'라는 가치를 강조해 다른 그룹과 차별성을 나타내고, 고객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인류의 삶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끊임없는 노력의 동기를 부여하고자 했다"며 "제품과 서비스, 인류라는 포괄적 표현으로 신규 사업영역 확장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새로 만든 미션에 대한 내부 홍보를 강화, 그룹 비전과 함께 경영 활동의 근간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앞서 2009년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 비전을 발표하고, 이를 추진하는 핵심 경영방침으로 '핵심역량 강화', '현장경영', '인재양성', '브랜드 경영' 등 4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