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부인 김지선씨가 10일 4·24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선거는 안기부 X파일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는 국민법정이 돼야 한다"며 "누구의 배우자가 아닌 김지선이라는 이름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원병 보선 출마 의사를 밝힌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는 거대권력에 대한 국민심판의 의미가 큰 만큼 안 전 교수에게 양보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인 부인이 남편의 지역구에 '세습 출마'한 것은 김씨가 처음은 아니다.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2012년 총선 당시 남편인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지역구인 서울 도봉갑에 출마해 가뿐히 승리했다. 2004년 총선에서는 사별한 남편(심규엽 전 의원)의 지역구(경기 안성)를 물려받은 김선미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의원이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들 외에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표적인 예가 신은경 전 KBS 앵커. 그는 2008년과 2012년 총선 때 남편(박성범 전 의원)의 지역구(서울 중구)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정치권이 정치인의 부인들을 선거에 내세우는 것은 남편의 지역구 조직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남편에 대한 동정론을 흡수해 지지율을 올리기 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은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공동대표는 "정치인의 부인·여동생 등의 출마는 정당정치 기반이 약한 국가에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아무개의 부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오히려 정치적 능력이 가려지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김유리기자 grass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