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한국철도공사)가 용산개발사업의 기존 주주간협약서를 폐기하고 삼성물산의 랜드마크빌딩 시공권 포기를 요구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사업 정상화 방안을 15일 공개했다.
용산개발사업 시행사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사옥 1층 대회의실에서 코레일을 포함한 30개 출자사가 모두 모인 긴급회의에서 이같은 안을 제안했다.
이번 정상화 방안은 ▲기존 주주간협약서 폐기 ▲새로운 사업협약서로 전면 개정 ▲코스트앤피 공사발주방식 변경 ▲기존 시공권 포기 등을 골자로 한다.
코레일은 오는 22일까지 이런 내용을 논의한 뒤, 다음달 1일까지 나머지 29개 민간출자사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긴급자금 2600억원 지원과 금융권 대출금 2조4000억원의 상환을 통해 파산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일종의 부도 '데드라인'을 설정한 셈이다.
다음달 21일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부지의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자동 해제되면 코레일 주도의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대신 삼성물산이 입찰로 따낸 111층 랜드마크빌딩인 트리플원에 대해 기존에 납입한 전환사채(CB) 투자금 688억원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시공권 포기를 요구했다.
코레일이 주도하는 새로운 사업 계획은 코레일, SH공사, 건설출자사(CI) 대표가 참여하는 '특별대책팀'이 맡을 예정이다.
서울시에는 토지상환채권 인수와 공유지 무상귀속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코레일은 또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PFV의 총 10명의 이사진 중 5명을 코레일 인사로 채우고 민간사는 현행 7명에서 4명으로 줄일 방침이다. 사업을 살리는 대신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코레일은 출자사들이 결정 시한까지 이번 정상화 방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파산을 선택하고 당초 코레일 소유의 용산차량기지만을 중심으로 역세권 개발방식의 사업 재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