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3연패에 도전한 일본이 18일 열린 4강전에서 푸에르토리코에 무너지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타선은 푸에르토리코의 두터운 투수진에 막혔고, 8회 통한의 주루실수가 나와 무릎을 꿇었다.
4강전을 앞두고 불길한 일이 줄을 이었다. 전날 AT&T 파크에서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의 장비가 운송실수로 7시간 늦게 배달되는 통에 예정된 연습시간을 야간으로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훈련을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야마모토 고지 감독이 탄 선수단 1호차의 배터리 고장으로 30분 넘게 꼼짝 못했다.
하지만 정작 일본의 패인은 실력차이였다. 메이저리그 간판급 선수들이 9명이나 참가한 푸에르토리코는 투·타는 물론 수비력에서도 일본을 압도했다.
일본은 선수구성 과정에서 현역 메이저리거 6명에게 참가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순수 국내파 선수로만 구성하느라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자국에서 열린 1, 2 라운드는 일방적 응원을 받아 통과했지만 정작 4강 무대에서 메이저리그의 벽에 가로 막혔다.
또 하나는 상대국들의 준비자세다. 1회와 2회 대회에서 남미 국가들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참가는 했어도 대회를 맞는 자세나 경기 내용은 부실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부터는 충실한 준비를 거쳐 출전했고 모두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향후 WBC 대회부터는 더욱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은 강한 조직력을 앞세워 강자로 군림했다. 이번에는 전력구성에서 빈틈이 컸고 조직력도 예전만 못했다. 한국과 일본은 결정적인 순간 어이없는 실수로 무너졌다. 상대가 강하면 약자는 실수하기 마련이다. 이번 WBC는 최고가 아니면 무너진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선호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