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듀오 다비치(이해리 28·강민경 23)는 음원차트 톱 클래스 가수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분류된다. 아이돌 가수들과 세대를 함께하지만 아이돌이라 불리지 않고, 음악 프로그램 외 방송 활동이 전무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폭넓은 세대를 공략하며 흥행 불패를 이어왔다. 데뷔 5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정규앨범 '미스틱 발라드'는 이들의 진가를 더욱 분명히 한다.
# 데뷔 5년 만에 2집…다채로운 발라드
2008년 정규앨범으로 데뷔한 이후 5년이 지나서야 두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하게 됐다. 미니·싱글·OST·프로젝트 등 그동안 발표하는 음반마다 히트곡을 쏟아내다 보니 오히려 정규앨범을 발표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곡 수집을 할 수록 좋은 곡들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거예요. 이 좋은 곡들을 한 앨범에 다 넣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주위에서도 두 챕터로 나눠서 출시하자는 조언을 했어요. 그래도 이왕 결정한 거 끝까지 밀어붙이자고 마음먹었죠."
이번 앨범에 대해 '가장 다비치다운 앨범'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형용할 수 없는 발라드'라는 뜻으로 앨범 제목을 '미스틱 발라드'라고 지었듯이 "세상의 모든 발라드를 앨범에 다 담았다"고 말했다.
"애절한 발라드, 쓸쓸한 발라드, 따뜻한 발라드, 처절한 발라드, 허전한 발라드 등 발라드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은 다 실었어요. 그 중에는 빠른 발라드, 느린 발라드도 있고요. 지금까지 빠른 템포의 댄스곡도 불렀지만 다비치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아무래도 발라드 아닐까요. 발라드가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거예요."
# 타이틀곡 '둘이 한잔해' 음원 올킬
지금까지 제작자의 의도를 충실히 따라온 이들은 데뷔 5주년을 맞아 음악 진로에 대해 고민했다. 자신들의 음악 취향에 맞는 작곡가를 직접 섭외하며 주도적으로 앨범을 만들었다. 이들이 팬임을 자처해온 공일오비 출신 정석원, 작곡가 이승환, 러브홀릭 출신 강현민 등과 요즘 음악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이단옆차기·버벌진트 등에게 직접 전화해 곡을 부탁했다.
"그분들의 음악을 좋아해왔지만 워낙 우리 음악 성격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솔직히 그분들은 짙은 음악성을 띤다면 저희는 대중성이 강했죠. 한 곡 한 곡 녹음이 끝날 때마다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빨리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죠. 그들의 스타일을 살린 곡을 우리 방식으로 소화한 결과물을 들어보면 다비치 음악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느낄 거예요."
선공개한 앨범 수록곡 '거북이'가 아무 홍보도 없이 음원차트 톱 3에 랭크됐고, 18일 발표한 타이틀곡 '둘이서 한잔해'는 각종 음원차트 정상을 싹쓸이했다.
이처럼 인기를 이어가는 비결에 대해 "음악에만 집중한 보람이 있다. 다비치 음악에 대한 기대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음악은 철저히 대중적이에요. 가수들이 이력이 쌓이면 내가 하고싶은 음악과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 사이에서 갈등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오직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게 목표예요. 다만 이런 음악에 우리만의 깊은 목소리와 소울을 더 담아낼 줄 안다면 오랜 팬들도 많아질 거라 믿어요."
1년 6개월 만에 컴백한 이들은 올해 쉬지 않고 활동하며, 다비치의 색깔을 분명히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애매한 색깔이 우리의 강점이에요. 걸그룹도 아니고, 걸그룹이 아닌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잖아요. 다른 말로 하면 어디든지 설 수 있고, 폭 넓은 대중을 아우를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러면서 진실되게 노래하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어요."·디자인/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