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첫번째 책 '패션 이즈 패션' 출간
"패션은 삶이자 문화입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뿐 아니라 가전, 주택, 심지어 음식까지 '보여지는' 측면에서는 패션이죠. 그래서 패션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막강한 힘을 가집니다. '패션은 선진국간의 싸움'이라고 표현할 정도죠."
고 앙드레김을 잇는 국민 패션 디자이너로 주목받고 있는 이상봉이 자신의 삶과 철학을 담은 첫번째 책 '패션 이즈 패션(Fashion is Passion)'을 출간했다.
이상봉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 기념회에서 "1980년 데뷔해 지금까지 30년 넘게 패션계에 몸 담고 있으면서 느낀 생각과 디자이너로서 의미 있는 경험담, 후배들을 향한 조언 등을 모두 풀어냈다"고 말했다.
앙드레김이 한국의 패션을 세계에 알렸다면, 이상봉은 한글·태극문양 등 '가장 한국적인 요소'를 세계적인 것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데뷔 당시부터 전통 요소를 접목한 의상을 주로 선보였고, 2006년 한글을 입힌 옷을 파리에 공개하며 '한글 패션 디자이너'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2005년 처음 한글 옷을 만들었는데 주위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듬해 한불 120주년 수교 기념 프로젝트에서 주목을 끌었죠. 해외에서는 한글을 문자가 아닌 디자인이나 그림으로 본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그 뒤로 한국적인 요소를 숨기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끊임 없이 변화하라
그는 "이상봉 스타일은 없다"고 강조한다. 고착된 스타일보다는 늘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는 생각에서다.
"스스로 안주하지 않고, 영화나 음악·사물과 접목해 항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늘 똑같은 '이상봉 스타일'보다는 제가 지금 무엇에 흥미를 느끼고 어떤 것에 감동받았는지가 더 중요하니까요. 이것이 새로운 도전,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고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외모와 열정은 스스로를 '서른 일곱'이라고 규정하는데서 비롯됐다.
"제 나이 서른 일곱살 때 더 이상 나이를 먹으면 안되겠다 싶었어요. 디자이너로서 은퇴하기 전까지는 언제나 그 나이에 머물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상봉은 자신뿐 아니라 모든 패션 디자이너들이 1년에 두 번씩 큰 홍역을 치른다고 했다. 모든 열정을 쏟아내야 하는 패션쇼 때문이다. 지금도 27일 열리는 '2013 F/W 패션위크' 준비로 예민해진 상태다.
"사실 이자리가 가시방석입니다. 후배들은 쇼 준비로 정신이 없거든요. 저도 간담회를 마치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려고요. 이번 컬렉션에서는 창살무늬를 소재로한 새 의상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