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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웨딩푸어 싫다" 알뜰결혼 러시



"처음에는 야외 결혼식부터 하우스 웨딩까지 다방면으로 알아봤어요. 그런데 결혼식 전 과정이 패키지로 묶여 있어서 정작 주인공인 우리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고 업체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물론 터무니없이 비싼 비용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23일 오후 서울시민청에서 백년가약을 맺으며 인생의 새로운 막을 올린 이후정(34)·이미연(32) 커플의 말이다.

소형차 한 대 값에 맞먹는 꽃장식, 온갖 옵션·패키지를 동원한 호텔·예식업계의 '끼워팔기' 관행 탓에 결혼식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치솟은지 오래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결혼 적령기 직장인의 54%가 결혼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로 예식 비용 등 '경제적인 이유'를 꼽을 정도다.

'예식 비용이 결혼의 첫 번째 걸림돌'이라는 요즘 나눔과 환경을 생각하고 결혼의 참 의미를 되새기는 작은 결혼식이 주목받고 있다.

시민청 네 번째 결혼식의 주인공인 이씨 커플은 웨딩 업체 주도의 결혼식을 포기하는 대신 '작은 결혼식' '친환경 결혼식' '나눔 결혼식'이라는 세 가지 콘셉트를 설정했다. 하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양가 가족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예식을 하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객 수는 100여 명으로 제한했고, 한번 쓰고 버리는 청첩장 대신 액자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청첩장을 만들었다. 청첩장 봉투는 과즙을 추출하고 남은 과일 잔여물을 활용한 재료로 제작됐다.

식장 장식은 꺾은 꽃으로 만든 일회용 화환 대신 뿌리가 살아있는 식물 화분으로 대신했다. 이 화분들은 식이 끝난 후 하객들에게 답례품으로 전달됐다. 신부는 화학섬유가 아닌 한지로 만든 친환경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는 축의금 가운데 10%를 떼어 공익활동에 기부하는 아름다움까지 실천했다.

공공기관 결혼식에 대한 편견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양재동 시민의 숲에서 결혼식을 올린 최승종(35)·박원희(29)씨 커플은 "황금 빛으로 물든 단풍 속에서 치러 더 드라마틱했던 것 같다"며 "다양한 장식품을 두루 갖추고 있는 데다 따로 장소 대여료를 부담할 필요도 없어 실속있게 치렀다"고 회상했다. 최씨는 "공공시설 결혼식이 자칫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른 웨딩홀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광렬 그린웨딩포럼 대표는 "요즘 혼례 콘텐츠와 스토리가 부족하다 보니 전문업체가 주도하는 왜곡된 결혼식 문화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적절하고 표준화된 결혼식 비용 산출을 위해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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