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가수가 아닌 음악에 집중하는 팬덤 현상이 올봄 가요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버스커버스커가 지난해 3월 발표한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 '벚꽃 엔딩'은 1년만에 다시 대중의 입과 귀에 오르내리더니 급기야 각종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멜론·엠넷·올레뮤직 등 대표적인 음원사이트의 3월 넷째·다섯째 주간차트 1위를 독식했다.
미국 빌보드가 집계하는 K-팝 차트(4월 6일자)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29일 방송된 KBS2 '뮤직뱅크'에서 지나의 신곡 '웁스!'와 경쟁해 2위를 차지한 것도 이례적인 결과다. 순위 집계의 20%를 차지하는 방송 출연 부문에서 0점을 받았지만, 디지털 차트 점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다른 경쟁자들을 제쳤다.
이 노래는 발표 직후인 지난해 4월 첫째 주부터 약 4주간 절정의 인기를 누렸고, 7월 말 50위 아래로 밀리며 차트에서 사라졌으나, 3월 둘째 주 60위권에 재등장한 이후 매주 약 30계단씩 상승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였다.
버스커버스커의 이같은 '차트 역주행'은 새로운 '시즌송'의 탄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여름과 가을을 각각 대표하는 '해변의 여인'과 '잊혀진 계절', 겨울 노래인 '겨울 이야기'와 '하얀 겨울'에 이어 봄을 상징하는 가요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다시 불붙은 이들의 인기는 아이돌의 팬덤을 중심으로 순위가 결정되고 트렌드가 형성되던 최근의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게 가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가수보다 음악에 열광하는 소비자층이 늘어나면서 가요의 수명이 길어지고, 이로 인해 탄탄한 음악적 완성도를 갖춘 노래들이 더욱 많이 등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현재 10개월째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버스커버스커는 올 가을 새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다./유순호기자 su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