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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읽기] 소소한 즐거움

'별을 볼 수 있다는 게 생활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최근 경기도 외곽으로 이주한 서른 여덟 살 직장인의 말이다. 왜 떨어진 아파트 값을 감수하고 강남을 떠나 출퇴근이 힘든 곳으로 이사를 했냐는 물음에 대한 현답이다. 필자는 당연히 경제적 어려움을 답으로 예상하고 의례적 질문을 던졌고, 주차장에서 집까지 걸어가는 동안 애써 찾지 않아도 별이 보이는 곳에 살아본 적이 있냐는 되물음까지 받았다.

바다낚시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고독한 중년의 전유물로 취급됐던 낚싯배에는 젊은 층과 여성 층의 자리가 부쩍 늘어났다. 야외 휴식이라면 으레 콘도나 펜션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며 잘 만들어진 풍경을 즐기는 것이었다. 낚싯대를 바다에 던지고 거친 바닷바람을 맞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말한다. 우럭, 광어를 낚을 때 손끝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힘과 떨림이 살아 있는 자신을 느끼게 한다고.

오래 전 찰리 채플린은 '우리는 너무 많이 생각하고, 너무 적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래서 현대인이 소소한 즐거움을 잊고 사는 걸 풍자했다. 소소한 즐거움은 '감촉(Tactility)'에서 비롯된다. 이제까지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통해서 얻는 오감 중 촉감이 주는 기쁨이다. 또 다른 형태의 생명의식이다. 나란 존재와 또 다른 존재의 교류가 주는 미묘한 떨림이 그것이다.

시장에는 양각과 음각의 특징을 살린 가구, 벽지 등의 인테리어 제품에서 카메라 모양의 휴대전화케이스, 섬유소재 덩어리와 같은 스피커, 니트 짜임의 운동화까지 다양한 촉감 본위의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기능, 디자인, 가격과 같은 이전의 제품 생산 기준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소소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이야말로 소비자에게 상품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혼의 나이, 최고의 자리에 등극했던 사람, 세상풍파를 온몸으로 겪은 인생이 말하는 오늘의 의미가 바로 소소한 즐거움이다. 이것을 우리가 원한다. 너무 많은 것들이 잉여로 떠돌며 숨통을 죄여오기 때문이다. 좀, 살자.

/박상진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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